(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추진 중인 중국이 자국 데이터센터들에 국산 인공지능(AI) 칩 사용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공공 소유 데이터센터들에 컴퓨팅 칩의 절반 이상을 국내 업체로부터 공급받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상하이 당국은 지난해 3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상하이 내 ‘지능형 컴퓨팅센터’에서의 컴퓨팅·스토리지(저장장치) 칩 국산 채택률이 2025년까지 50%를 넘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소식통은 상하이시의 이러한 반도체 쿼터가 올해 들어 국가적인 의무 정책으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3∼2024년 500개 이상의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소식통은 중국산과 외국산을 섞어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들은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칩의 경우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 위에서 작동하는데, 다른 회사 칩을 섞어 쓰면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달 엔비디아 AI 칩 H20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해제하는 대신 엔비디아로부터 중국 내 H20 칩 매출의 15%를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 H20 칩 사용을 제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H20 칩에 대해 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엔비디아 측에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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