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혐오’ 독일 네오나치, 성별 바꿔 여성교도소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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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라스베냐 리비히_엑스(X) @MarlaSvenjaL.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악명 높은 독일 네오나치 인사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꾸고 여성교도소에 들어가게 됐다.

18일(현지시간) mdr방송에 따르면 독일 할레 검찰청은 지난 12일 극우 활동가 마를라스베냐 리비히(54·옛 이름 스벤 리비히)에게 작센주 켐니츠의 여성교도소에서 징역형을 집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리비히는 법적으로 남성이던 2023년 7월 증오선동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극우 활동으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그는 2022년 성소수자 축제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에서 확성기에 대고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외쳤다. 또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트랜스 파시즘’이라고 지칭하는 등 혐오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리비히는 지난해 11월 성별자기결정법 시행으로 법원 허가 없이 성별과 이름을 스스로 바꿔 등록할 수 있게 되자 돌연 여성으로 성별을 변경했다.

그는 여전히 수염을 기르고 있으나 립스틱을 칠하고 목걸이와 귀걸이를 차는 등 외모도 바꿨다.

그가 여성으로 변신한 사실이 알려지자 성별자기결정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조롱이자 도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형이 확정되면 여성 교도소에 수감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었다.

성별자기결정법에는 ‘범죄자 수감에 성별만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돼있다. 검찰은 입소 면담에서 교도소의 안전과 질서를 위협하는지 판단해 이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비히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이 “정치적으로 박해받는 여성”이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