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곧 회담… ‘영토 담판’ 남았다
지난 2월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1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은 6개월 전 긴장과 갈등이 팽배했던 분위기가 아닌, 웃음과 화기애애한 대화로 채웠다.
올해 2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방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정장이 없느냐”, “미국에 한 번이라도 감사를 표한 적 있나”는 공개적 비난을 듣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달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웃음으로 화답하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젤렌스키는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전달하며, 멜라니아 여사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아동 송환 문제를 호소한 점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편지가 푸틴에게 잘 전달됐다”고 답했다.
회담에서는 전쟁 상황과 평화 협상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 보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노력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요구하는 영토 반환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 충돌을 피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의 비공개 협의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30분가량 진행된 단독 회담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7개 유럽 정상들과 확대 회담이 이어졌다. 2월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칠게 몰아붙였던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협정 체결 후 대선 의향에 대해 “전쟁 중 선거는 불가능하며 안전한 환경과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전쟁 중에는 선거를 할 수 없다고? 그럼 앞으로 3년 반 뒤 내 임기 끝날 때도 전쟁 중이면 선거가 없다는 뜻인가”라며 농담을 던져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한편, 이날 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양국 정상회담 조율에 착수했으며, 이후 3자 정상회담까지 계획하는 등 전쟁 종식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유리 우샤코프 보좌관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통화는 약 40분 이어졌으며 “솔직하고 매우 건설적인 대화”였다고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직접 협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백악관 회담에 참석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2주 이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하겠다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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