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서 못 넘게 하라” 트럼프, 멕시코 국경 장벽 검은칠 지시

131
사진 fox new

국토안보부 “불법 입국 억제 효과 기대”
하루 0.5마일씩 장벽 건설도 재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 장벽 전 구간에 검은색 페이트 칠을 지시했다. 검은색 페인트를 통해 태양열에 노출된 장벽을 최대한 뜨겁게 만들어 불법 입국자들이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19일 뉴멕시코주 산타테레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철제 장벽 전체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이는 장벽의 방어력을 높이고 금속 부식도 방지하는 이중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놈 장관은 ‘검은색 페인트칠이 불법 입국 희망자들에게 과도하게 가혹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지적에 대해 “장벽을 만지지 말라”며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답했다. 이날 놈 장관은 기자들 앞에서 직접 장벽에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 3,145㎞에 달하는 멕시코와의 국경 중 700㎞ 가까운 구간에 장벽을 건설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공사가 중단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임 후 국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장벽 공사를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 의회는 지난 7월 이와 관련한 예산으로 약 470억 달러를 승인했다. 현재 공사는 하루 약 0.5마일(약 800미터) 속도로 진행 중이다. 철제 장벽은 9m 높이에 틈새가 10㎝ 정도에 불과해 사람은 물론이고 대형 야생동물도 통과할 수 없다.

국토안보부는 장벽 건설 외에도 감시 카메라, 센서, 수상 감시 장비 등 각종 첨단 기술을 동원해 국경 전반의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남부 국경뿐만 아니라 북부 국경에 대해서도 보안 점검과 경계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패소 지역의 국경순찰대 책임자 월터 슬로사르는 “현재 우리 지역에서 하루 평균 체포되는 불법 입국자는 41명 수준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하루 2,300명에 비하면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국경을 넘는 이들이 당당히 걸어왔지만, 이제는 경비를 피해 도망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불법 입국에 대해 형사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체포된 인원은 ICE(이민세관단속국)와 협력해 본국으로 송환 중”이라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