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믿었다가…” 8000만 달러 날린 로이터 상속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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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톰슨. National post 사진

심령술사 조언에 암호화폐 투자
’10년 절친’ 동업자와 법적 분쟁

캐나다 로이터 미디어 그룹의 상속녀 테일러 톰슨(66)이 유명 심령술사의 조언을 따라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무려 8,000만 달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테일러 톰슨이 지인 애슐리 리처드슨(47)과 함께 진행한 암호화폐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고,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에서 열린 파티에서 처음 만나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왔다. 함께 여행을 다니고 휴가를 보내며 가족처럼 가까웠던 이들은, 2021년부터 암호화폐 투자에 함께 나서기 시작했다.

톰슨은 리처드슨의 소개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유명 심령술사 미셸 화이트도브의 조언을 듣고, ‘퍼시스턴스(XPRT)’라는 암호화폐에 큰 금액을 투자했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 톰슨은 평소 신뢰하던 점성가에게도 의견을 구했다.

처음에는 4,000만 달러 정도만 투자했지만, 톰슨은 이후 다른 암호화폐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최소 12종 이상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리처드슨은 하루 20시간씩 투자 계좌를 관리하며 거래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거래는 톰슨의 승인을 받고 진행한 것”이라며 “손실을 줄이라는 톰슨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톰슨 측은 이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민간 조사 업체의 조사 결과, 몇 개월 동안 그의 계좌로 약 45만 건의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리처드슨이 암호화폐 지갑을 안전하지 않은 곳에 보관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했던 퍼시스턴스의 가치도 크게 떨어졌고,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나빠졌다.

톰슨은 2023년, 리처드슨과 암호화폐 발행사 퍼시스턴스를 상대로 최소 2,5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퍼시스턴스 측과는 합의했지만, 리처드슨과의 법적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리처드슨은 자신이 톰슨의 동의 없이 거래를 진행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톰슨이 자신을 명예훼손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 ‘ChatGPT’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현재 리처드슨은 우버 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저소득층 대상 식품 지원 프로그램인 ‘푸드스탬프’까지 신청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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