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캐나다로 난민·망명 신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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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news

명사·학자들도 캐나다 이주 선택
성소수자 난민 신청 문의 증가
’골든 비자’ 향한 미국 부유층, 해외 이민도 확대

미국 내 정치적 긴장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캐나다에 난민 신청(refugee status)을 하는 미국인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캐나다 이민난민위원회(IRB)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인 난민 신청 건수는 245건으로, 지난해 전체 204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2019년 이후 연간 최다 신청 기록이다.

캐나다에 신청하는 ‘난민(refugee status)’ 신청은 일반적인 이민과 달리, 박해나 위협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국제법상 부여되는 ‘난민 지위’다. 다만 정치적 이유 등으로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전통적 의미의 난민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청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다수의 전문가와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만과 자유에 대한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변호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트랜스젠더 미국인들의 캐나다 망명 신청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명사 및 학자들의 망명 신청도 늘고 있다. 예일대 철학 교수 제이슨 스탠리는 토론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며 “학문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믿는다”며 캐나다 이주 배경을 설명했다.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와 마르시 쇼어 역시 토론토 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내 부유층 사이에서는 투자 이민 프로그램인 ‘골든 비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몰타, 포르투갈,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해외 거주지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액 자산가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레스퍼런스는 “미국 내 정치 상황에 불안을 느끼는 자산가들이 해외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투자이민 컨설팅 회사 아톤캐피탈의 모하메드 베니스 부사장은 “정치적 분열이 부유층의 거주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들은 영구적인 거주지 변경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자유를 확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 난민 신청자는 5만5천여명으로, 미국인 신청자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캐나다에서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미국 내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음을 IRB에 입증해야 한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미국 출신 난민 신청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아 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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