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삼킨 거대 모래 폭풍 ‘하부브’, 애리조나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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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주 피닉스 도시권에 접근한 모래 폭풍. 사진=CNN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 지난 25일 저녁, ‘하부브(Haboob)’로 불리는 대형 모래폭풍이 발생해 도시를 강타했다. 수십 미터 높이의 먼지 벽이 순식간에 시야를 가리며 도로와 공항, 주택가 등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이날 폭풍은 강한 뇌우와 돌풍을 동반해 나무를 쓰러뜨리고 전신주를 무너뜨리는 등 도심 전역에 영향을 미쳤다. 기상 당국은 피닉스와 마리코파 카운티 전역에 모래폭풍 경보와 함께 강한 뇌우 경보를 발령하고, 운전자들에게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대기하라”고 긴급 안내했다.

폭풍 당시 일부 지역은 가시거리가 15미터 이하로 떨어졌고, I-10과 I-17 고속도로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됐다.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도 피해를 입었다. 시속 약 113km에 달하는 강풍이 공항 연결 통로를 파손시켜, 약 한 시간 동안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됐고, 이후에도 30분 이상 지연 운항이 이어졌다.

정전 피해도 심각했다. 정전 정보 사이트 파워아웃테이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모래폭풍이 지나간 뒤 마리코파 카운티를 중심으로 약 6만 가구가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을 잃었다. 기상 당국은 “강풍에 쓰러진 전신주와 나무가 정전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피닉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35km 떨어진 길버트(Gilbert) 시에서도 나무가 쓰러지고 신호등이 꺼지는 등 피해가 발생해, 경찰은 주민들에게 외출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하부브’는 뇌우에서 발생한 강한 하강 기류가 지면의 모래와 먼지를 끌어올리며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건조하고 평평한 지형에서 자주 발생한다. 애리조나는 특히 여름철 계절풍이 부는 몬순(Monsoon) 시즌마다 이 같은 모래폭풍이 수차례 발생하는 지역이다.

기상청은 이번 폭풍 이후에도 피닉스 지역에 27일까지 비와 뇌우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예보했으며, 이번 주 내내 100도(섭씨 38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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