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청문회에서 거센 비판을 받은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Jr.를 강하게 옹호하며, “그가 다르다는 점이 좋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기술 업계 인사들과의 만찬 중 기자들과 만나 케네디 장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청문회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며 진심으로 잘해보려는 사람”이라며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청문회에서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의 견해는 기존의 틀과는 다르지만, 현재 건강과 의료 문제에 있어선 그런 ‘다름’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장관은 같은 날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특히 민주당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케네디가 “과학자와 의사들을 배제하고, 음모론을 바탕으로 보건 정책을 펼치며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와이든 의원은 “당신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잔인하다”며 “그에 대해 아무런 후회도 없고, 바꿀 계획도 없어 보인다. 당신의 정책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예방 가능한 죽음을 맞게 될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케네디 장관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의원님은 지난 20~25년간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동안 미국 아동의 만성질환율은 76%까지 증가했다”며 “그런데도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유아 사망률이 20년 만에 증가했다는 소식도 있다”며 “이것은 내가 장관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 J.D. 밴스 부통령 역시 케네디를 공개적으로 두둔하며,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위선적이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들 의원은 검증되지 않고 되돌릴 수 없는 호르몬 치료를 아이들에게 허용하면서, 정작 케네디 장관을 비난하고 있다”며 “이런 모순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편, 케네디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전날 1,000명이 넘는 현직 및 전직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며 더욱 확산됐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그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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