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CPI 상승률 2.9%… ‘냉각’ 노동시장에 “금리 인하”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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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웨스트코비나의 한 빵집에 빵이 전시돼있다. 연합

주간 실업수당 청구 4년 만 최대
“0.25%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높은 수준이나 시장 전망치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여기에 이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크게 상승하는 등 노동시장 침체 징후도 함께 나타나면서 오는 17일 연방준비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해졌다.

미국 노동부는 11일 전년 대비 8월 CPI가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망한 예측치(2.9%)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지난달과 대비했을 때는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변동이 심한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1% 상승하며 예상치와 일치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고착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번 CPI 발표가 “끈적한(sticky) 물가상승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통상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적정 물가상승률을 2%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금리 등을 조정하는데, CPI는 지난달 2.7%를 기록하는 등 다소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노동시장이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은 금리 인하에 무게추를 기울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만7,000건 증가한 26만3,000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상승분이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인 2만2,00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FOMC가 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투자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CPI 지표가 다소 높지만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증했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물가상승은 예상 수준이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0.25%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라고 보도했다.

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