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단속 중 불체자 총격 사망… “전과 없는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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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ilvero Villegas-Gonzalez

시카고 인근 프랭클린파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불법체류 이민자가 전과 기록이 전혀 없는 성실한 가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호인 마누엘 카르데나스에 따르면 숨진 실베로 비예가스 곤살레스(38)는 “범죄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단순 교통 위반 외에는 전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ICE 측은 그를 “불법 체류 중인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족과 변호인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비예가스 곤살레스는 사건 당일 아침 두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직후 ICE 요원에게 체포를 시도당했고, 이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국토안보부(DHS)는 곤살레스가 차량으로 요원을 들이받으려 했고, 이에 대응해 총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르데나스 변호사는 “그는 서류 미비자였지만 법을 성실히 지켰고, 벌금도 납부하며 법정 출석도 거르지 않았다”며 “내가 알던 의뢰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CBS 시카고 보도에 따르면, 그에게는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과속, 면허 만료, 보험 미가입, 아동용 카시트 미사용 등 총 4건의 경미한 교통 위반 이력이 있었으며, 모두 비폭력 사안이었다.

카르데나스는 “그 중 두 건을 내가 직접 맡았고, 모두 유리하게 마무리된 사안”이라며 “이런 경미한 위반 전력을 근거로 총격까지 발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비예가스 곤살레스가 난폭 운전 전력이 있으며, 미국 입국 시점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은 연방 단속 요원에게 보디캠 착용이 의무화되지 않은 가운데 발생해, 당시 현장의 영상이 존재하는지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FBI 시카고 지부는 사건을 인지했으며, ICE 및 관계 기관과 함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르데나스는 “단순한 신분 문제나 교통 위반으로 인해 다시는 누군가가 목숨을 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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