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에… “커피 마시기도 부담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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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1년 새 20.9%나 급등
▶ 브라질산에 50% 관세
▶ 가뭄에 생산량도 급감

미국 커피 가격이 1년 사이 20.9% 급등,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연방 노동통계국이 1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2025년 8월 한 달 동안만 커피 가격은 3.6% 뛰었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8월 기준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커피 가루 가격은 파운드당 8.8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커피 가격 상승으로 스타벅스 등 카페들도 커피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 요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전 세계 커피 공급난을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베트남·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현재 브라질산 커피에는 50%, 베트남산에는 20%, 인도네시아산에는 19%의 관세가 매겨지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 콜롬비아, 베트남 주요 생산지에서 이상 기후로 인한 가뭄이 겹치면서 원두 가격이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커피 회사들은 그동안 인상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해왔으나,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뉴욕의 한 카페 ‘코르보 커피’는 최근 드립커피 가격을 2.50달러에서 3.75달러로 올리면서 고객들에게 “상승한 원두값과 관세 부담 때문에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방 노동통계국 관계자는 “이번 커피 가격 급등은 단순한 농산물 가격 변동을 넘어, 관세 정책이 소비자 생활비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분석했다.

커피업계는 앞으로도 공급 불안과 관세 정책의 향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식료품 업계는 국내 생산이 어려운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구해왔다. 백악관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시 커피를 포함해 낮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 품목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