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美 서머타임 폐지하면 비만 260만·뇌졸중 30만명 예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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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 시작에 맞춰 시곗바늘 돌리는 남성_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美 연구팀 “서머타임, 생체리듬 혼란 유발…영구 표준시가 건강에 가장 유리”

봄에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다가 가을에 표준시로 되돌리는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을 폐지하면 미국에서 연간 260여만 명의 비만과 30여만 명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의대 제이미 자이처 교수팀은 16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영구 표준시와 영구 서머타임, 현행 서머타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많은 국가에서는 매년 봄에 시계를 한 시간 앞당기고 가을이면 다시 표준시로 되돌리는 서머타임을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나쁘다고 알려졌지만, 찬반이 맞서는 가운데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서머타임 시행 후 며칠간 심근경색 발생이 약 5% 증가한 연구(Janszky et al., 2012)가 있으며, 미국에서도 서머타임 시행 후 며칠간 치명적 교통사고가 약 6% 증가한 연구((Fritz et al., 2020; Robb & Barnes, 2018)가 있다.

서머타임 지지자들은 저녁의 긴 햇빛이 에너지 절약, 범죄 억제, 퇴근 후 여가 등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로 미국 의사협회(AMA)와 미국 수면 학회(AASM) 등 영구 표준시 지지자들은 아침 햇빛이 건강에 더 좋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시간을 현 표준시로 고정하는 영구 표준시와 서머타임 시간으로 고정하는 영구 서머타임, 현재처럼 반년마다 시간을 조정하는 서머타임이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에,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3가지 시간 제도에 따른 생체시계 부담을 건강 문제와 연결하기 위해 전국 카운티(군)별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이용해 관절염, 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관상동맥질환, 우울증, 당뇨병, 비만, 뇌졸중 등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서머타임을 폐지하고 영구 표준시를 도입할 경우, 비만 전국 유병률이 0.78% 낮아지고, 뇌졸중 발생도 0.0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계를 1시간 앞당긴 서머타임을 표준시로 고정하는 영구 서머타임의 경우 비만은 0.51%, 뇌졸중은 0.09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이는 효과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구 표준시의 경우 매년 비만 환자 260만2천800여명, 뇌졸중 30만6천900여명이 줄고, 영구 서머타임도 비만 170만5천400여명, 뇌졸중 22만여명이 감소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주기 리듬과 직접 관련이 없는 관절염 같은 질환에서는 시간 제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자이처 교수는 “이 연구는 현재 표준시를 고정하거나 서머타임을 고정하는 게 1년에 두 번 시간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주기 관점에서 서머타임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연구는 실제 빛 노출에 영향을 주는 날씨, 지리, 생활 습관 등 요소는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이는 서로 다른 시간 정책이 건강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근거 있게 분석한 것이지만 최종 결론은 아니라고 밝혔다.

◆ 출처 : PNAS, Lara Weed and Jamie M. Zeitzer et al., ‘Circadian-informed modeling predicts regional variation in obesity and stroke outcomes under different permanent US time policie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