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모교 윌링고교, 추모·기념 논쟁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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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된 보수 청년운동가 찰리 커크의 모교인 윌링고등학교. 사진 이점봉 기자

찬반 청원 이어져… 미국 넘어 해외서도 파장
가수 선예 “죽음 앞에 조롱은 안 돼”

시카고 북부 교외 본보 사옥이 위치한 윌링(Wheeling)시의 윌링고등학교(Wheeling High School)가 암살된 보수 청년운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31)의 모교로 확인되면서, 그를 기념할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지역사회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커크는 2012년 윌링고교를 졸업한 뒤 하퍼칼리지에 진학했으나 학업은 마치지 않았다. 이후 청년 보수운동 단체 ‘터닝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를 창립해 전국의 고교와 대학을 돌며 자유시장경제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원칙 등을 교육하고 가치관을 전파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 행보는 미국 사회 내에서도 찬반 양론을 낳았다.

그가 지난 9월 초 피살된 후, 윌링고교와 214학군 내에서는 커크를 학교 차원에서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을 공공장소에 기념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Change.org에는 그를 기리자는 청원이 4천 명 이상 동의를 얻었으며, 일부 주민은 최근 학군 이사회에 참석해 찰리 커크의 정신을 기리자고 촉구했다. 반대 측은 학교가 특정 정치 성향을 대변하는 인물을 공식적으로 추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학군 측은 “현재 우수 졸업생 선정 절차를 정비 중이며, 전면적인 추모 행사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암살된 보수 청년운동가 찰리 커크의 모교인 윌링고등학교. 본보 인근에 위치한 이 학교 정문에는 미디어의 접근을 경고하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 이점봉 기자

한편, 커크의 암살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커크를 비판하거나 조롱한 교사, 공무원, 방송인들이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반대로 일리노이주 내에서는 찰리를 추모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보고되는 등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19일자 A1면

이 같은 논란은 미국을 넘어 해외까지 확산 중이며,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예가 SNS를 통해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자, 이를 강하게 반박하며 “한 생명의 죽음 앞에 조롱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예는 “아내의 호소 영상이 너무 가슴 아팠기에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추모글을 올렸다”며 “생각이 다르다고 한 사람의 죽음을 조롱하는 사회 분위기는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쟁은 단순히 찰리 커크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 현장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다양성, 그리고 학생들에게 어떤 리더십의 본보기를 보여줄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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