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단속 작전 후, 500명 이상 구금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 멕시코 전통 음식인 ‘타말레(Tamale)’를 판매하던 한 여성이 25일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됐다.
이번 단속은 ‘백 오브 더 야드(Back of the Yards)’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체포된 여성은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출신으로 10여 년 전 미국에 정착한 로라 뮤릴로로 알려졌다. ‘백 오브 더 야드’는 1860년대부터 형성된, 과거 미국 육류 가공 산업의 중심지였던 역사 깊은 지역이다. 현재는 다양한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시카고 남부의 대표적인 다민족 거주 지역으로 변화했다.
이번 체포는 시카고 일대에서 진행 중인 대대적인 이민 단속 작전의 일환으로, ‘오퍼레이션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로 불린다. 이 작전은 지난 9월 1일부터 시작됐으며, 현재까지 500명 이상이 체포돼 구금 중이다. 당국은 불법 체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과 구금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타말레를 팔다가 구속된 뮤릴로는 현재 브로드뷰에 위치한 ICE 시설에 구금돼 있다. 지역 주민들은 “싱글맘인 그가 생계를 위해 음식을 판매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지역사회 단체들은 단속 방식과 대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카고 이민·난민 권익연합(ICIRR)의 로렌스 베니토 대표는 “이것이 바로 연방정부가 책정한 1,500억 달러의 쓰임새냐?”며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타말레 판매자, 일용직 노동자, 조경업자들을 노리는 단속”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지역 자원봉사단체인 ‘사우스웨스트 신속 대응팀’은 이날 오전부터 단속 관련 제보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지아 난은 “47번가와 웨스턴 인근에서 군사 장비를 착용한 ICE 요원 20여 명이 탄 비표식 차량 6대를 목격했다”며 “이 일대 주민들이 큰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인근 홈디포 주차장에서도 ICE 요원들이 목격됐고, 북부 벨몬트 크레이긴 지역에서는 국경순찰대 차량 행렬도 포착됐다.
시카고 거리노점상협회는 이번 사건 이후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긴급 기금 마련에 착수했다. 고펀드미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금은 단속 여파로 생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노점상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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