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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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 주 방위군 [로이터]

▶ “ICE 시설 보호” 명분
▶ 범죄 감소에도 강경조치
▶ 워싱턴DC 이어 군사단속

민주당 지지세력이 많은 도시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군 병력의 배치를 지시했다. 좌파 단체가 포틀랜드 내 이민자 구금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웠는데,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전쟁으로 황폐화된 포틀랜드를 지키기 위해 군 병력을 제공하도록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그는 “필요할 경우 전면적인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군 병력 배치 이유는 “국내 테러리스트로부터 ICE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난 24일 텍사스주 달라라달스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에 ‘ICE 반대(ANTI-ICE)’라는 문구가 있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좌파 단체가 조직적으로 테러를 조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목표는 최근 본인이 직접 테러단체로 지정한 ‘안티파(Antifa)’다. 안티파는 파시즘과 인종주의 등에 반대하는 미국 활동가 그룹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친 사람들’이 포틀랜드의 건물에 불을 지르려 한다. 그들은 전문적인 선동가이자 무정부주의자”라고 언급했다. 관련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법 집행기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안티파와 관련된 테러 사건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포틀랜드의 범죄는 감소 추세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틀랜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17건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인구 규모가 비슷한 켄터키주 루이빌(56건)이나 테네시주 멤피스(124건)와 비교해도 건수 자체가 매우 낮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포틀랜드를 ‘타깃’으로 삼은 건 이 도시가 민주당 지지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