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테이프 수면법, SNS서 확산
전문가 “과학적 근거 부족, 질식 위험”
최근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밤에 잘 때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이른바 ‘입 테이프 수면법’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함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질식 위험이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오리건보건과학대학의 신경학자이자 수면 전문가 킴벌리 허치슨 박사는 “입 테이프 관련 연구는 대부분 소규모이며 효과도 미미하지만, 잠재적인 위험은 분명하다”며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특히 입을 강제로 막은 채 잠들 경우,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 숨을 쉬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이며, 코는 공기 중의 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걸러주는 자연적인 필터 역할을 한다. 반면 입으로 호흡하면 입안 건조, 목 통증, 구취, 치아 건강 악화, 코골이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고 해서 테이프가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에모리대학의 수면 전문의 데이비드 슐만 박사는 “맞춤형 구강 장치나 양압기(CPAP) 같은 의학적 처방이 존재한다”며 “흡연자라면 금연, 비만인 경우 체중 감량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은 종종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 장애는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끊기면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브라이언 천 박사는 “수면무호흡증이 위험한 이유는 수면의 질 저하가 일상은 물론 장기적인 건강까지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억지로 입을 막는 방식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슐만 박사는 “요즘은 집에서도 간단한 수면 검사를 할 수 있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스스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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