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보조금 끝나도 할인은 계속”… 최대 9,800달러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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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기아, 보조금 종료 앞두고 3분기 전기차 판매 ‘역대 최고’
아이오닉 5·EV9 판매 급증세
가격 인하로 상승세 유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보조금 축소라는 악재 속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하며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액 공제 종료를 앞두고 몰린 구매 수요에 힘입어 올 3분기(7~9월) 미국 내 역대 최고 분기 판매 기록을 세웠고, 보조금 종료 이후에도 최대 9,800달러에 달하는 현금 할인 정책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 유지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3분기 동안 미국 시장에서 총 48만17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2% 증가한 수치로, 3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6만538대를, 기아는 21만9,637대를 판매하며 각각 12.7%, 1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동안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55% 증가한 9만58대를 기록했고, 전기차는 같은 기간 55% 늘어난 4만5,488대가 팔렸다.

9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전기차 판매는 더욱 두드러졌다. 현대차·기아는 9월에만 전기차 1만7,269대를 판매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현대 아이오닉 5는 전년 동기 대비 152% 급증한 8,408대, 기아의 EV9은 47.6% 증가한 3,094대가 판매됐다.

이 같은 판매 급증은 미국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9월 말 종료되기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액 공제 종료 직전에 전기차 주요 모델의 판매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보조금이 종료된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감소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2026년형 아이오닉 5에 대해 최대 9,800달러까지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세액 공제 혜택인 7,500달러보다 2,300달러 더 큰 할인 폭이다. 2025년형 모델 역시 7,500달러 할인 혜택이 계속 유지된다.

이번 조정으로 아이오닉 5 가격은 트림별로 최소 7,600달러에서 최대 9,800달러까지 인하됐다. 예를 들어, SE RWD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은 4만2,600달러에서 3만5,000달러로 7,600달러 낮아졌고, SEL AWD 모델은 5만3,100달러에서 4만3,300달러로 9,800달러 인하됐다. 플래그십 모델인 리미티드 AWD도 5만8,200달러에서 4만8,975달러로 9,225달러 가격이 떨어졌다.

이는 전기차 크레딧이 사라짐에 따른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번 가격 인하가 국내 생산 물량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아이오닉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는 보조금 종료와 고관세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도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외 무역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배제가 현실화되면서 현대차로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보조금 종료 이후에도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며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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