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응원하고, 하나 되는 날 ‘홈커밍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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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브룩 노스 고등학교 한인학생들이 홈커밍 파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고교 최대 축제, 퍼레이드부터 댄스파티까지…
▶글렌브룩 노스 고등학교 ‘홈커밍’ 현장 속으로!

미국 고등학생들이 한 해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 중 하나인 ‘홈커밍(Homecoming)’ 시즌이 돌아왔다. 매년 가을이면 미국 각지의 고등학교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는, 새 학년을 기념하고 학교 공동체의 소속감을 다지는 의미 있는 전통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일리노이주 글렌뷰에 위치한 글렌브룩 노스 고등학교에서도 홈커밍 주간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각기 다른 복장 컨셉으로 꾸며진 ‘스피릿 위크(Spirit Week)’를 시작으로, 퍼레이드, 펩 랠리, 댄스파티까지 다채로운 일정을 소화하며 학교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개성으로 물든 일주일, ‘스피릿 위크’

홈커밍 주간의 시작은 ‘스피릿 위크’다. 요일마다 주어지는 복장 주제에 따라 학생들은 파자마, 하와이안 셔츠, 반짝이 액세서리 등 톡톡 튀는 차림으로 등교한다. 같은 반 친구는 물론 처음 보는 학생들과도 옷차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며, 학교 생활의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를 만든다.

글렌브룩 노스 고등학교의 경우 ‘파자마 데이’, ‘하와이안 데이’, ‘학교 색상 데이’ 등이 진행됐다. 교복이 없는 미국 고등학교 문화 속에서 이런 ‘드레스 업’ 이벤트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북돋는 요소로 작용한다.

학교 전체가 들썩이는 퍼레이드와 펩 랠리

주 후반에는 ‘펩 랠리(Pep Rally)’와 퍼레이드가 열렸다. 펩 랠리는 전교생이 체육관에 모여 치어리딩, 학교 응원가, 운동부 소개 등을 함께 즐기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자리다.

같은 날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홈커밍을 대표하는 볼거리 중 하나다. 학생들은 학년별로 장식한 골프카트에 올라타 행진에 참여했고, 지역 커뮤니티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퍼레이드에 마칭밴드와 졸업생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홈커밍은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Alumni)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전통이다. 홈커밍의 유래는 본래 졸업생들이 모교를 다시 찾는 ‘귀향’ 행사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재학생을 위한 가장 큰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홈커밍 당일 아침, 카페테리아에서 팬케이크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학교 운동장에서의 ‘테일게이트 파티’와 팬들과 함께하는 풋볼 경기, 점심시간 햄버거 판매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함께 열린다. 이러한 행사 대부분은 학부모 자원봉사로 운영되며, 지역 사회와 학교가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홈커밍의 절정 ‘댄스파티’

홈커밍 주간의 마지막 날 저녁에는 댄스파티가 열린다. 드레스와 정장을 차려 입은 학생들이 학교 체육관으로 모인다. 체육관은 전구 장식과 포토존, DJ 부스 등으로 꾸며지고, 음악과 함께 자유롭게 춤을 추며 밤늦게까지 축제를 즐긴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홈커밍 킹’과 ‘퀸’을 투표로 선정해 행사 도중 무대에서 소개하는 순서를 마련하기도 한다.

홈커밍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어울려 지내는 현실 속에서, 홈커밍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윤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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