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평화구상 1단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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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 news

트럼프 중재로 휴전 돌파구
인질 석방·군 일부 철수
무장 해제, 과도정부 구성 등 과제 남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아래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 1단계에 전격 합의했다. 전쟁 발발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합의로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수감자 교환이 이뤄지게 됐지만,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향후 가자 지구 통치 체제 구성에 대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군은 합의된 선까지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그가 지난달 29일 제시한 20개 항목의 ‘가자 평화 구상’ 가운데 1단계로, 전투 중단과 인질 송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이 핵심이다. 하마스는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 내각에서 승인된 후 72시간 이내에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가자 주민 1,700명을 풀어주게 된다.

휴전과 동시에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활동도 재개된다. 합의문에 따르면 피난민들의 귀환이 허용되고, 유엔 등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인도적 지원이 하루 400대 이상의 구호 트럭을 통해 이뤄진다. 장기전으로 가자지구의 인프라가 붕괴된 가운데 유엔은 이미 “식량 공급이 중단된 지역에 기근 수준의 위기가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1단계 합의의 서명식은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이집트로 갈 수도 있다”며 참석 의사를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 위대한 날”이라며 환영했고, 하마스 역시 “완전한 휴전 이행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관건은 다음 단계다. 트럼프의 평화 구상 2단계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과도정부 수립, 국제안정화군(ISF) 배치를 포함한다. 하마스의 무기 해체와 지하 터널 폐쇄, 무장 조직원의 사면 또는 해외 망명 등이 주요 내용이지만, 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의 명확한 보장 없이는 무장 해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완전 해체 없이는 진정한 평화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평화적 전환을 관리할 국제 ‘평화이사회(Peace Council)’를 구성하겠다”며 자신이 직접 의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유엔이 포함된 감시위원회도 현장 감독을 맡는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을 완전히 멈추고 팔레스타인 자결권을 위한 정치적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으로 가는 정치적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프랑스는 평화 구축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노벨평화상 발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며 그의 합성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미 지난 6일 올해 수상자를 결정한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휴전은 2년간 약 7만 명이 사망한 가자 전쟁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하마스 무장 해제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이스라엘의 정치적 반발 등 수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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