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 F
Chicago
Sunday, March 1, 2026
Home 전문가 칼럼 장익경 특파원 2026년 장익경 기자의 대한민국 K-명인 시리즈] ‘추프로의 형사 SOS’

2026년 장익경 기자의 대한민국 K-명인 시리즈] ‘추프로의 형사 SOS’

52
유튜버 추형운 변호사.

유튜버 추형운 변호사(전 검사) 편
“변호사는 희망고문보다 답을, 위로보다 판단을 해줘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연락 한 통, 출석 요구 한 번만으로도 당사자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을 받은 뒤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고 말한다.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모호한 설명만 들었을 뿐, 정작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 형사 전문 변호사 추형운 변호사는 이러한 상담 관행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그는 “형사 사건에서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지금 당장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추프로의 형사 SOS’ 유튜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추형운 변호사(전 검사)를 만나 ‘희망고문이 아닌 답을 주는 인터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질문: 형사 사건 상담을 받은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불만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제가 뭘 해야 하죠?’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설명은 길었는데 결론이 없다는 뜻입니다. 형사 사건에서는 법리 해설보다 행동 지침이 먼저입니다. 출석해야 하는지, 합의를 먼저 해야 하는지, 항소를 포기하는 게 맞는지 등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검사 시절 경험이 현재의 판단 방식에 큰 영향을 줬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1년에 약 2천 건, 총 1만 6천 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했습니다. 공판에서 하루에 20~30건씩 판결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는지, 어떤 사건이 집행유예 가능성이 있는지, 어떤 사건이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지 기록만 봐도 대략적인 결론이 나옵니다. 이는 교과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득되는 경험입니다.

질문: 의뢰인들 사이에서 ‘얄밉다’는 평가도 있다고요.

좋은 말로 돌려 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가능성이 낮으면 솔직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괜히 기대를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오면 결국 그 판단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변호사는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특히 ‘희망고문’을 경계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검사 시절, 뒤집기 어려운 사건에 재심이나 항소 가능성을 과도하게 이야기하며 선임을 유도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그건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미루는 일입니다. 당장은 안심할지 몰라도 결과가 나오면 더 큰 상처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승산이 없으면 솔직히 없다고 말합니다.

질문: 실제로 사건을 거절하기도 합니까?

네.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없으면 선임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선임료를 쓰는 것보다 합의나 피해 회복에 쓰는 편이 훨씬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변호사의 수익보다 의뢰인의 결과가 먼저입니다.

질문: 이러한 철학이 ‘형사 SOS’ 서비스로 이어졌다고요.

맞습니다. 형사 SOS는 복잡한 설명 대신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즉시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출석 대응, 진술 전략, 합의 방향, 기소유예 가능성 등 현실적인 선택지를 빠르게 제시합니다. 형사 사건은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초기에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형사 사건을 겪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위로보다 판단이 필요합니다. 듣기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희망을 팔지 않겠습니다. 대신 해답을 드리겠습니다. 그것이 형사 변호사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추형운 변호사는 인터뷰 말미에 “사건을 오래 끄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종결 지점을 찾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고 덧붙였다. 불확실한 기대 대신 냉정한 판단을 제시하는 그의 방식이 형사 사건 당사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장익경 시카고한국일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