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모기지 금리 ‘가시권’…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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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30년 고정 6.27%까지
▶ 15년 이미 5%대 돌입
▶ 올해 최저 수준 경신
▶ 연준 금리인하도 호재

전국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지난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의 5%대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모기지 금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연방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하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책 모기지기관 프레디맥은 10월 둘째 주 기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27%로, 지난주 6.3%에서 하락했다고 16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시기 평균 금리였던 6.44% 대비 0.1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하락으로 금리는 지난 4주 전 기록한 6.26% 수준에 다시 근접했으며, 이는 2024년 10월 초 이후 최저치다.

15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이미 5%대에 진입한 상태다. 15년 모기지 금리는 전주의 5.53%에서 5.52%로 소폭 낮아졌다. 1년 전의 5.63% 대비 0.11%포인트 낮다.

모기지 금리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정책,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채권시장의 수익률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주택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지난 9일 기준 수익률은 4.02%로, 지난주 같은 시점의 4.14%에서 하락했다.

지난 7월 이후 모기지 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연준이 지난 달 약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10월과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를 인하할 것이 유력시된다. 2026년에도 최소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로 인한 미국과 세계 경제 위축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더욱 비중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2022년 9월 이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줄곧 6%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국 주택시장은 장기 침체 상태다. 지난해 기존 주택 거래량은 약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은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기지 금리가 5%대에 접근하면서 주택시장도 다시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바이어들이 다시 시장에 진입하고 많은 주택 소유자들은 낮은 금리로 재융자를 시도하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재융자 신청 비중은 전체 모기지 시장의 53.6%로 증가하며 1차 모기지 시장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변동금리 모기지(ARM) 인기노 높아지고 있다. 초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 대출은 지난주 전체 신청의 9.3%를 차지했다.

경제·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2차례의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내년 초에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5%대 모기지는 주택 시장이 보고 있는 중요한 심리 저지선이다. 5%대 모기지 이자가 현실화될 경우 주택 시장이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바이어들에게 6%대 모기지 이자는 커다란 중압감이지만 5%대 이자율은 ‘이제 집을 사고 되겠다’는 확신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미국 내 모기지를 보유한 주택의 약 80%는 6% 미만, 53%는 4%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