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식의 어우러짐’주류 입맛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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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셰프 앤 김씨를 대서특필한 11일자 뉴욕타임스.

NYT, 한인 여성 셰프 앤 김의 성공기 조명
창조적 메뉴 인기···‘제임스 비어드’상 수상

‘피자와 한식의 오묘한 조합.’
피자로 성공 가도를 달려온 한인 여성 셰프가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푸드 섹션에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위치한 피자리아 ‘영 조니’(Young Joni)로 미국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인 제임스 비어드 상을 수상한 오너 셰프 앤 김(46)씨를 대서특필했다.
지난 5월 제임스 비어드 상 ‘중서부 베스트 셰프’ 부문을 수상한 김씨는 미네아폴리스 지역 최초의 소수계 수상자이자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됐다.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든 지 10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그녀를 베스트 셰프로 만들어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영 조니’는 배우 출신인 그녀가 극장에서 쌓은 창의력과 4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비전을 보여준 야심작이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과 함께 할머니의 김치와 반찬을 먹으며 자란 그녀는 식당 경험 부족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회했다. 제철 재료와 고기로 만든 화덕 피자를 비롯해 비빔밥을 응용한 파로 샐러드, 마늘쫑 김치, 매콤하면서 달달한 갈비 피자 등 중서부 미국인에게는 이색(?)적인 메뉴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4세 때인 197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와 미네소타주 애플 밸리에서 자란 그녀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숨기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레스토랑 오너로 성공한 지금 그녀에게 이민자의 삶은 그녀 만의 음식을 창조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아이비리그 명문인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그녀는 배우가 되어 부모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지만 되레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라고 호되게 야단을 맞으며 집에서 내쳐졌다고 한다. 한때 정부 지원을 받으며 그녀와 동생의 뒷바라지를 했던 부모는 배우나 요리사로 힘겹게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네소타주 최고의 극장인 거스리 디어터 등 유명 극단 배우로 연극을 하며 대학 학자금을 갚고 경제적으로는 안정된 삶을 살아갔지만 아시안 배우의 한계를 느낀 그녀는 셰프의 길로 인생항로를 바꿔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현재 그녀는 ‘영 조니’를 비롯해 지난 2010년 미네아폴리스에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오픈한 ‘피자리아 롤라’(Pizzeria Lola), 뉴욕 스타일 슬라이스 샌드위치점 ‘헬로 피자’(Hello Pizza) 등 3개의 식당을 성업 중이다.<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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