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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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맨 오른쪽) 등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이 31일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7차전에서 창단 첫 우승을 확정한 뒤 기념 사진을 찍으며 환호하고 있다. [휴스턴=UPI 연합뉴스]

우승 확률 7.6% 예상 깨고

휴스턴에 시리즈 전적 4-3

창단 50년 만에 WS 첫 정상

MVP는 2승 스트라스버그

7경기 모두 원정팀 승리 진기록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이 시작할 때만해도 워싱턴 내셔널스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정규시즌 전적 93승 69패로 와일드카드전에 겨우 올랐을 뿐이다.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선 워싱턴의 월드시리즈(WS) 우승 확률을 7.6%로 계산했다.

하지만 가을야구 약체로 평가 받은 워싱턴은포기하지않고계속싸웠고,‘ 아기상어’마법의 주문 ‘뚜루루뚜루~’에 힘입어 마침내 창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7%의 확률로 일군 기적의 우승이었다.

워싱턴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WS 7차전에서 6-2로 역전승했다. 워싱턴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4-3으로 W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경기 후“쓰러지기도 했지만, 죽지 않았다. 우린 계속 싸웠고, 결국엔 이겼다”라고 말했다. 이어“올 시즌 초반 19승 31패를 기록할 때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면서“나는 선수를, 선수는 서로를 믿었다”라고 덧붙였다.

워싱턴D.C.를연고로한메이저리그팀이WS에서 우승한건1924년워싱턴 새네터스 이래 95년 만이다. 워싱턴 새네터스는1961년연고지를옮겨지금의미네소타 트윈스가 됐고,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전신인 내셔널스는 2005년 워싱턴에 자리를 잡아워싱턴내셔널스로거듭났다.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시리즈 2·6차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우완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차지했다. 그는 2차전에서 팀의 12-3 대승을 이끌었고, 특히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몰린6차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스트라스버그는“1구 1구에 전력을 다했을뿐, 점수를 낸 것은 동료들이다”라며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는 각종 기록도 속출했다. 먼저, 7경기 모두 원정팀이 승리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워싱턴은 홈에서 열린 3~5차전을 모두 패했지만, 휴스턴에서 열린 1·2차전과 6·7차전을 모두잡았다. 최종 단판 승부를 내는 미식축구(NFL)를 제외하고 메이저리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농구(NBA)를 통틀어 7전 4승제로 열린 시리즈 경기에서 원정팀이 모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7차전에서 워싱턴은 0-2로 끌려가던 7회에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워싱턴 앤서니 렌던이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를 상대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고, 후안 소토가 볼넷으로 나간 뒤 바뀐 투수 윌 해리스를 상대로 하위 켄드릭이 투런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 초엔 소토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고,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엮은 9회 초 1사 만루에선 애덤 이튼이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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