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카불 구출 작전’ 속도

566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시한에 쫓기는 미군이 민간인 이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항군과 결전을 앞둔 탈레반은 동시에 정부 핵심 보직 인사를 진행하면서 고위 의사 결정 기구의 틀을 구성하는 등 새 정부 구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공항 접근이 봉쇄된 350여명의 미국인들을 수송하기 위해 헬기와 특수부대를 카불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군의 통제 범위를 카불 공항으로 한정, 대피를 위해서는 공항에 자력으로 도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국방부 방침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정한 철군 시한인 31일 이후에도 미군이 주둔할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탈레반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이 전날 카불에서 탈레반 실질적 지도자로 평가되는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비밀회담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는 시한을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탈레반은 새 정부 구성 작업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파지호크 통신을 인용해 탈레반이 이날 재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 대행에 굴 아그하, 사드르 이브라힘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보국장에는 나지불라가 낙점됐고, 카불 주지사와 카불 시장으로는 물라 시린, 함둘라 노마니가 각각 임명됐다.

탈레반은 22일에는 하지 모하마드 이드리스를 중앙은행 총재 권한 대행으로 임명한 바 있다.

탈레반 지도부가 이른바 ‘12인 위원회’를 통해 정부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포린폴리시는 전날 이같은 내용과 함께 위원회에서 가장 강력한 인사 3명은 바라다르, 물라 무함마드 야쿠브, 칼릴 하카니로 모두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로 통한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야쿠브는 탈레반 창설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며, 하카니는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인사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