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권 향해 존재감 키우는 트럼프···공화 상원은 못내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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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이오와주 대규모 유세 나선 트럼프<로이터>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서 대규모 유세···공화당선 중간선거 피해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권을 향해 점점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나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엔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요일인 9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대규모 유세장에 등장했다.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1시간 40분이 넘는 연설로 쉴새 없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대혼란과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어젠다인 대규모 인프라·사회복지 법안 등이 줄줄이 공격 대상이 됐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풀어놓은 데 대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다. 미국과 각국에 중국이 초래한 믿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해 수 조 달러를 물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아이오와주는 대선 경선이 시작돼 풍향계 역할을 해온 특수성이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에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 다코다 주지사 등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들이 최근 이런저런 소규모 행사를 열며 유권자들을 접촉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규모 유세를 여는 건 아주 이례적이라고 미 NPR방송은 짚었다. 아이오와주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2024년 대선 출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프간 철군의 혼란이 심화하던 지난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즉각 대권 재도전 선언을 하는 방안을 참모진과 논의했다는 보도가 이달 초 나오는 등 출마 선언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권 재도전에 나서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특히 2022년 중간선거 전에 출마 선언을 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감안할 때 공화당 쪽에서는 중간선거의 초점이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에 맞춰져야 승산이 있다고 보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타나 관심이 분산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더힐에 “트럼프의 재등장이 중간선거를 트럼프에 대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민주당에 선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없는 게 우리에게 낫다고 본다”면서 이런 관점이 공화당에 널리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탈환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데 대체로 여당에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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