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일제 하락, 유럽증시 3∼4%대 급락···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국제유가, 재급등해 115달러 이상 회복···’안전자산’ 금·미국채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원전 공격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전쟁이 격화하고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제재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에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한 반면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일각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제기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4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86포인트(0.53%) 내린 33,614.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4.62포인트(0.79%) 떨어진 4,328.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4.50포인트(1.66%) 떨어진 13,313.4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다우지수는 540포인트 이상 밀렸고, 나스닥은 최고 2.3%까지 추락하다 장 막판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줄였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주간 단위로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1.3%, 나스닥 지수는 2.8% 떨어졌다. 다우지수의 경우 4주 연속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원전 단지에서 러시아의 포격 후 원자로 1호기 격실 일부훼손과 단지 바깥에 있는 교육훈련용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증시를 짓눌렀다.
유럽 최대 원전을 러시아가 장악했다는 뉴스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기술주는 물론 금융주, 여행주 등 대부분 종목이 하강곡선을 그렸다.
유나이티드항공은 9.1%, 아멕스는 3.8%, JP모건체이스는 2.8%, 마이크로소프트는 2.1% 각각 하락 마감했다.
반면 원유 공급 축소로 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에너지주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17.6% 급등했고, 엑손모빌도 3.1% 상승했다.
BNY멜론 자산운용의 제프 모티머 투자전략국장은 CNBC방송에 “시장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문제는 어디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기 매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최근 러시아 기업들의 주식 거래를 일시 중지한 데 이어 이날 러시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도 정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지정학적 위기 고조는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면 글로벌 원유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란 공포가 높아진 여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7.4%(8.01달러) 오른 115.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WTI 종가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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