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쇼크’ 현실화···미친 개스값 “7달러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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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로 개스값이 폭등하면서 LA 한인타운에서도 6달러 대 주유소들이 등장했다. 8일 6가 선상 주유소 가격이 대부분 6달러를 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바이든, 러시아 원유·가스 수입금지 공식화
2주새 유가 35% 급등···한인들 주유시 ‘충격’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2주 가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되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최강, 최후의 제재라는 평가 속에 유가 급등을 초래해 미국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수 조치라는 ‘극약처방’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일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 확보 능력에 ”또다른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입 금지 대상에는 러시아산 원유는 물론 가스, 석탄까지 포함된다. 또 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에너지 생산을 위해 투자하는 데 있어 미국인이 자금을 대는 것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최후의 보루‘로 인식될 정도로 러시아 경제에 주는 피해가 클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번 조처는 유럽연합(EU) 등 동맹과 보조를 맞춰온 기존 제재와 달리 미국이 독자적으로 취한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국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는 급등하는 유가 시장에 또 다시 충격파를 미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전쟁‘이 주유소를 찾는 미국의 가정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개솔린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도 예상한 뒤 ”자유를 지키는 데는 비용이 든다“고 했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국제 유가는 출렁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배럴당 8% 이상 뛴 129.44달러까지 뛰어올랐다. 다행히 종가는 배럴당 3.6% 상승한 123.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 마감이다.

’자유를 지키는 비용‘은 한인 운전자들에게도 현실로 다가왔다. 전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일 LA 지역의 개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전일보다 8.9센트 상승한 5.518달러로 지난 32일 동안 30번째 최고가 기록 행진을 이어 갔다.

이날 LA 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2주 간 국제유가가 무려 35%나 뛰어올랐다며 캘리포니아의 개스값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여름까지 6달러에서 7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인들은 이번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개솔린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개솔린 가격 상승은 한인들의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줘 생활비 상승에 따른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서 팍팍한 삶의 현실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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