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어 영향으로 영어 말하기 방식에도 작은 변화 생겨
마이애미의 한 지역에서 스페인어와 영어 사용자 간의 문화적 혼합으로 새로운 영어가 생겨나고 있다. 언론매체 인디펜던트가 지난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남부 플로리다로 수십 년 동안 이민 온 사람들이 스페인어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영어 방언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도시 중 하나인 마이애미는 히스패닉과 라틴계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애미에 있는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의 언어학자들은 이러한 언어 발달이 역사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의 필립 카터 도시환경 인문학 센터 소장은 “모든 언어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마이애미에서는 영어 말하기 방식이 여러가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라틴계 커뮤니티가 다수인 플로리다 남부에서 영어의 발음, 문법, 단어에서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카터 교수는 전했다. 스페인어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스페인어를 영어로 직접 번역한 결과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페인어의 “bajar del carro(차에서 내려)”의 영어방언은 “get out of the car”가 아니라 “get down from the car(차에서 내려)”가 된다.
카터 소장은 이러한 언어사용 방식이 영어 원어민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면서 “이것은 문자 그대로 번역하는 직역의 예이고, 주목할 만한 점은 영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어 사용자 뿐만 아니라 영어를 공동 모국어로 배운 자녀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어휘가 사용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카터와 언어학자 크리스틴 드 알레산드로 메리는 지난 2022년 남부 플로리다에서 사용되는 스페인어의 영향을 받은 영어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쿠바계 미국인 1세대, 쿠바계 미국인 2세대, 쿠바계가 아닌 히스패닉계 등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33명에게 새롭게 탄생한 영어 50개 이상의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마이애미에 사는 사람들은 이 방언이 일반적으로 “자연스럽다”고 답했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이질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터 교수는 마이애미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생겨난 언어들이 ‘방언’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애미 영어는 부모로부터 배우고, 학교에서 사용하고, 지역사회에서 듣는 누군가의 모국어이며, 그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정을 쌓고 사랑을 발견한 언어”라면서 “왜 ‘방언’이라는 오명을 써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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