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경선으로 제37대 시카고 한인회장 선거가 치닫고 있다.
시카고 한인회장 선거에서 두 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랜만에 한인사회가 한인회장 경선 분위기에 술렁이고 있다.
후보 곁에는 수석 및 차석 부회장단들이 나오고 선거대책 본부를 꾸려갈 본부장들과 제반 선거 관련 행정을 책임질 사무장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냈다. 3월8일이 선거일이다보니 두 후보들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
우선 300명의 추천서를 받기위해 후보 진영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한인회비 20달러를 납부한 사람들의 주소와 연락처를 서명과 함께 일일이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경선으로 향하면서 많은 한인동포들은 그동한 침체를 겪어오던 시카고 한인동포 사회가 이를 계기로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이런 경선 분위기 속에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후보 서류 픽업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선관위는 20일 정오 양 후보측과 한인회관에서 미팅을 갖고 본보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 다행이다.
경선으로 말미암아 한인사회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거 캠페인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듯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행보는 이날 미팅에서 양 후보측의 의견 제시에 의해 어느 정도 조율이 됐다.
선거 캠페인이 과열 경쟁으로 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선관위측의 입장은 설득력이 부족해졌다. 선관위가 경선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홍보 포스터 제작, 후보 정견 발표 기자회견 그리고 각종 유인물 배포, 언론광고 등의 제반 문제에 대해 과도하리만치 제한 규정을 두는 것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제기됐었다.
조용하기만 하던 한인동포사회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고 시카고 한인회에 대해서도 동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10년만의 이번 한인회장 경선의 의미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인회는 회장 선거 관련 송사에 휩싸여 정부로부터 번듯한 그랜트 하나도 못 받아내는 비영리단체 중 하나로 전락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기에 이번 경선은 축제는 아니더라도 ’10년만의 커다란 이벤트’로서 주목을 끌만한 한인 동포의 이벤트가 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
한인회의 위상을 높이고 업무 현황을 많이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도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그런 가운데 본보가 며칠 전 지적한 몇가지 선거 절차상 의문사항이 하나씩 해결돼 가는 분위기다. 우선 한 후보가 10만달러 기탁을 당선 공약 사항으로 내놓은 것은 회장 당선 시 임기 2년 중에 내면 되는 것으로 깨끗이 정리됐다.
또 연장자 아파트에 차량을 동원해 투표소까지 가는 것에는 셔틀 버스를 동원하는 것으로 선관위는 결정했다. 시카고 한인동포 사회는 이미 고령화에 접어든 지 오래라는 것을 인정하고 16인승이하 차량 등의 불필요한 제한은 취소했다.
만약 후보측이 필요하다면 자비로 추가 버스를 동원할 수는 있는 여지도 남겼다. 투표를 위한 연장자 교통 편의 제공의 필요성을 확대한 것이다. 후보들이 캠페인 기간에 금전을 살포하거나 향응을 베푼다는 차원이 아니라, 연장자들이 유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해 당당히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끔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건 최소한의 어른 공경도 되는 것이리라.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선거권자는 운전면허증이나 주발행 ID 카드만 가지고 가면 투표를 할 수 있게 고쳤다. 여권이나 유틸리티 영수증 등 지참요건은 삭제했다. 후보 정견 발표는 선관위 주관으로 1회, 삼일절 행사 때 한인 동포들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한다고 결정됐다. 다만 전체 동포들중 삼일절 행사에 모이는 동포들이 지극히 제한적인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경선의 경우 공탁금의 60%까지는 선관위가 지출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선관위가 할일중 중요한 일 하나는 시카고지역 동포들에게 후보자의 면면을 충분히 알릴 방법을 찾아 제공하여 투표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카고한인문화원은 동포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내어 한장 한장 벽돌쌓기 운동에 참여해 만들어진 장소로 이번에 제37대 시카고 한인회장을 뽑는 선거가 실시되는 바,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서 장소를 무료 개방해 선거가 치러진다면 한인 동포들의 커다란 환영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일반 건물 렌트보다는 싸지만 어쨓든 렌트비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부 한인들의 불만이 흘러나온다.
이번 시카고 한인회장을 뽑는 경선을 시카고 한인사회의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선관위는 무조건 ‘자제’ 그리고 “절제’의 구호보다는 시카고 한인 동포 비즈니스에 ‘활력’을 불어넣고 후보 간에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도록 선거 분위기를 진작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해 주면 좋겠다. 이번 경선의 성공을 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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