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휴전 일주일 만에 보복 조치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들어간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일본, 대만에서 수입되는 특정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미국, EU, 일본, 대만이 중국 내수보다 낮은 가격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는 74.9%라는 최고 수준의 관세가 부과된다. EU산은 34.5%, 일본산은 35.5%의 관세가 매겨졌으며, 대만산 제품은 32.6%로 책정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5월 초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철강, 주요 광물 등에 대해 고율의 신규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같은 달 중순부터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월에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덤핑 사실을 인정하고 임시 조치를 도입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11일 스위스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90일 간의 관세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추며 양국은 본격적인 무역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무역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 하원에서는 초당적 의원들이 15일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의원들은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를 이용해 무기를 개발하거나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미국산 AI 칩이 중국의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외교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중남미 및 카리브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콜롬비아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공식 합류했다. 이는 미국과 오랜 동맹 관계에 있던 콜롬비아의 외교적 방향 전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 구상을 출범시킨 이후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까지 브라질, 칠레, 페루를 포함한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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