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특집-6.25 직전 어떤 일이 있었을까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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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 캡처>

남침 승인을 받기 위해 소련으로 향한 김일성…스탈린의 답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러우전쟁을 계기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의 대북지원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듯 75년 전 김정은의 조부 김일성도 소련의 지도자 스탈린을 만나 6.25라는 전쟁을 계기로 소련의 지원을 받아낸다.

1949년 3월 5일 김일성은 스탈린으로부터 남침승인을 받기 위해 남조선 노동당의 박헌영, 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 정준택, 백남운 등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이 내용은 1994년 러시아에서 해제 공개한 기밀 문서의 일부로 현재 윌슨센터에서 소장 중인 내용의 일부를 발췌했다.

김일성 일행을 만난 스탈린은 용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김일성에게 질문했다. 당시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원조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원조를 스탈린에게 요청했다.

먼저, 김일성은 경제개발 2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지원과 함께 산업, 통신, 운송, 기계장비 등과 기술전문가들도 파견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일성은 또한 소련의 장비들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차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탈린은 얼마가 필요하냐고 물었고 4천만에서 5천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김일성은 답했다. 스탈린은 이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스탈린은 또한 북한에 각종 경제 인프라도 지원 하겠다고 전했다.

김일성은 전쟁지원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남쪽에는 여전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반동들의 음모가 증가하고 있소이다. 우리는 보병 병력은 있지만 해상 방어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소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스탈린은 “남한에 미군은 몇이오?” 라고 묻자 김일성은 최대 2만명이라고 답했다.

스탈린은 이어 “남쪽에 정규군이 있소이까?”라고 묻자 김일성은 “대략 6만 정도 있는 걸로 알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한국 육군군사연구소에 따르면, 실제 6.25 직전의 북한 병력은 20만 명, 남한 병력은 10만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탈린은 농담섞인 어조로 “당신은 그들을 두려워합니까?”라고 질문하자, 김일성은 “아니오, 두렵지는 않지만 해군 부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남과 북 어느 군대가 더 강하냐는 스탈린의 질문에 박헌영은 북쪽 군대가 더 강하다고 대답했고, 스탈린은 일본인들이 남쪽에 남긴 드라이도크가 있는지 물었으나, 김일성은 없다고 답했으며, 북한 군사 고문 슈티코프는 드라이도크가 있지만 작은 도크만 있다고 스탈린에게 보고했다.

스탈린은 “남쪽에 우리 쪽 사람들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헌영은 “남쪽에 침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스탈린은 이것이 맞다고 호응했다.

김일성은 강원도에서 남한 국군과 북한 인민군과의 충돌이 있었고, 그는 전투의 결과로 국군을 국경 너머로 내쫓아냈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전쟁의 필요성을 스탈린에게 다시한 번 피력했다. 그는 “스탈린 동지, 우리는 현 상황이 군사적 수단을 통해 온 나라를 해방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남조선의 반동 세력은 결코 평화 통일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스스로 강하다고 느낄 때까지, 북을 공격할 수 있을 때까지 분단을 영속시킬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주도권을 우리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우리 군대는 더 강하고, 남한에서 강력한 게릴라 운동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남부의 친미 정권을 경멸하는 남쪽의 주민들도 확실히 우리를 도울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스탈린은 ”지금 남쪽으로 진격해서는 아니되오. 우선, 북한 인민군은 미군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즉, 남쪽에서 충돌이 일어날 경우 이를 간섭할 미군이 여전히 있소이다. 우리는 38도선에 대한 합의가 소련과 미국 사이에 유효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소련과 미국. 만약 우리 측에서 협정이 깨진다면, 그것은 미국이 간섭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일성은 “가까운 장래에 조선을 통일할 기회가 없다는 뜻입니까? 우리 인민은 반동정권과 미국놈들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다시 하나가 되기를 매우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라며, 스탈린의 말에 반박했다.

그러자 스탈린은 “적이 공격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조만간 침략을 시작할 것이오. 그러면 반격의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당신들의 움직임을 모두가 이해하고 지지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탈린은 결국 김일성의 전쟁준비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바로 남한을 공격하는 것은 보류시켰다. 그로부터 1년 뒤, 1950년 4월 김일성과 박헌영 등은 스탈린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를 한 번 더 방문한다.

다음 편에 계속…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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