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뷰티풀 법안’ 상원 가까스로 통과…하원 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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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스위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재정 삭감 법안인 일명 ‘빅 뷰티풀 법안’이 1일 상원을 통과하면서 하원에서의 최종 표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이틀동안 밤샘 마라톤 회의 끝에 이뤄진 상원 표결은 찬반 50대 50으로 팽팽히 맞섰으며, 공화당의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은 가까스로 가결됐다. 주말 내내 이어진 치열한 협상과 정치적 신경전 끝에 나온 결과다.

문제는 이제 하원이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상원에 “하원에서 이미 통과시킨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말라”며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상원이 수정한 메디케이드 관련 조항을 둘러싸고 최종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법안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공화당 지도부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존슨 의장은 상원 표결 직후 엑스를 통해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을 완성하는 빅 뷰티풀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며 “국민은 분명한 명령을 내렸고, 우리는 민주당의 4년간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법안이 국경 보안 강화, 감세 영구화, 에너지 독립, 강한 국방 복원, 낭비성 지출 축소 등 미국을 위한 정책이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의제”라고 덧붙였다.

상원에서 공화당은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내부 반발과 민주당의 견제에 직면했다. 톰 틸리스, 수전 콜린스, 랜드 폴 3명의 공화당 의원이 이탈해 반대표를 던졌다. 랜드 폴 의원은 “크고 아름답지 않은 법안이 통과됐다”며, 법안에 포함된 5조 달러 규모의 부채 한도 인상 조항을 비판했다.

법안 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보트-아-라마(vote-a-rama)’로 불리는 수정안 표결이 이어지며 24시간 가까운 혼돈 속에 공화당 지도부는 막판까지 표 확보에 고군분투했다. 존 툰 상원 원내대표는 메디케이드 삭감에 우려를 표한 중도파와 더 큰 재정 긴축을 요구하는 강경파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느라 분주했다.

총 940쪽에 달하는 이번 법안은 공화당의 입법 우선순위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히 복잡한 내용”이라며 “지나치게 과격한 삭감은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법안에는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 삭감이 포함됐으며,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식품 보조) 지원 축소, 근로능력 있는 성인에 대한 근로 의무 강화, 자격 요건 강화 등이 담겼다. 특히 연방정부의 주정부 보조금 구조가 바뀌면서 농촌 지역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번 법안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도입된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는 한편, 팁 소득 면세 등 새로운 감세 항목도 포함하고 있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 수십억 달러를 폐지해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산업에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세제 혜택 규모는 총 4조 5천억 달러에 달하며, 국경·안보 강화를 위해 3500억 달러가 배정됐다. 이 비용 일부는 새로운 이민 관련 수수료로 충당된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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