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하락 속 맥도날드 ‘37만5천 명 대규모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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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OL

미국 전역 1만4,300개 매장에서 운영 중인 맥도날드가 올 여름 37만5천 명에 달하는 신규 직원을 채용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최근 수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인력 채용으로, 향후 2027년까지 미국 내 매장 900곳을 추가로 오픈하는 계획의 일환이다.

NBC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분기 매출이 3.6% 감소하며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의 크리스 켐프친스키 회장 겸 CEO는 성명을 통해 “현재 소비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자 대상 전화회의에서 경영진은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중산층 고객의 방문이 거의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침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거나 아예 아침을 거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이 언급됐다.

이번 대규모 채용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투자 확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나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100일 동안 확보된 미국 내 신규 투자 규모는 5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피나클쿼트(PinnacleQuote) 창립자인 대니 레이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세금 혜택, 규제 완화, 고용 및 국내 확장에 따른 잠재적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아래 기업들이 미국 내 성장에 다시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현재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치폴레, 얌브랜즈,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들 모두 최근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맥도날드가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이유에 대해 레이는 “소매업계에서는 고전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맥도날드는 단순히 오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준비하는 셈”이라며, “지금 인력을 늘리고 매장을 확장하면, 향후 시장이 회복될 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저렴한 외식업체를 찾는 경향이 늘어나는 만큼, 맥도날드는 이를 미리 내다보고 새로운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채용과 확장 발표를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르고시 웰스 매니지먼트(Argosy Wealth Management) 창립자이자 자산관리사인 에릭 맹골드는 “대기업들이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을 즉흥적으로 내리지 않는다”며, “심도 깊은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경제가 강해질 것으로 판단했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맥도날드의 대규모 채용과 매장 확장 계획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이 여전히 미국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풀이된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