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주노, 기록적 빙하 홍수 앞두고 대피령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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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he guardian

멘덴홀 빙하 녹수 급증… 과학자들 “기후변화가 원인”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Juneau)에서 빙하가 녹아 기록적인 대규모 홍수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촉구했다.

이번 범람은 멘덴홀 빙하(Mendenhall Glacier) 인근 ‘수어사이드 분지(Suicide Basin)’에서 형성된 빙하용수 호수에서 대량의 녹은 물이 빙하 아래로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발생하고 있다. 연방 기상청과 과학자들은 이번 홍수가 관측 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노 주민 3만2천여 명 중 대부분이 멘덴홀 밸리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당국은 이 지역은 현재 범람 위험이 크다며 긴급 경고를 내렸고, 13일 오후 4시쯤 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멘덴홀강 수위가 16피트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며칠간의 강수와 눈 녹음이 범람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멘덴홀 빙하 인근에서는 매년 여름 녹은 물이 빙하로 막힌 분지를 채운 뒤 갑작스레 터지는 형태의 홍수가 발생해 왔지만, 과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알래스카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본토보다 약 두 배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 중이며, 지난 100년간 연평균 기온이 약 3.1도 상승했다.

알래스카 기후 평가 및 정책 센터의 릭 토먼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멘덴홀 빙하와 인근 호수, 강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홍수는 지구 온난화의 명백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2023년 8월에도 비슷한 방식의 빙하용수 범람이 발생해, 주노 인근에 전례 없는 침수 피해를 입혔으며 주택 수십 채가 쓸려나가고 심각한 토양 침식이 있었다.

멘덴홀 빙하는 주노 북쪽 약 12마일 지점에 위치한 관광명소로, 한때 ‘작은 호수 뒤 빙하(Aak’wtaaksit)’로 불렸으며 현재는 연간 약 100~150피트씩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과학자들은 멘덴홀 빙하 인근의 소규모 빙하가 녹아 형성된 분지가 봄·여름철 강수와 눈 녹은 물로 가득 차면서, 빙하 아래쪽으로 강력한 수압을 형성해 결국 범람을 일으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노는 앵커리지에서 약 800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오는 1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기 위해 앵커리지에서 만날 예정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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