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다시 ‘황금의 땅’으로
인공지능(AI) 산업이 전 세계 부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신생 AI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억만장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올 한 해만 해도 앤스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애니스피어(Anysphere),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 등 주요 AI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러한 ‘투자 러시’ 속에서 수많은 젊은 창업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25세의 마이클 트루엘이다. 그는 애니스피어를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업 가치를 99억 달러까지 끌어올렸고, 몇 주 만에 200억 달러에 달하는 제안까지 받으며 단숨에 20대 억만장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픈 AI의 전 최고 기술 책임자였던 미라 무라티(37세)도 그중 한 명이다. 올해 2월 독립해 설립한 띵킹머신스랩(Thinking Machines Lab)은 창업 5개월 만에 20억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단일 시드 라운드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42세)는 올해 초 기업 가치가 700억 달러였던 회사를 현재 1,700억 달러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 협상에 돌입했다. 그와 공동 창업자들도 이미 수십억 달러대 자산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AI 부의 중심지는 명확하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는 다시 한 번 ‘황금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만 벤처 자금으로 35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억만장자 82명으로 뉴욕을 제치며 1위에 올랐다. 백만장자 인구는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젊은 창업자들이 부를 쌓는 사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케일 AI(Scale AI)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28세)은 메타(Meta)로부터 143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후 메타의 AI 팀에 합류하며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한편, 같은 회사의 공동 창업자였던 루시 구오(30세)는 2018년 회사를 떠났지만, 스케일 AI의 급격한 성장 덕분에 막대한 자산을 확보했다. 최근 LA 할리우드 힐스에 3,000만 달러짜리 저택을 매입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오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젊은 아시안 여성 창업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MIT의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100년이 넘는 경제 기록을 봐도 지금처럼 빠르고 거대한 부가 동시에 창출된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AI 열풍은 단순한 기술 유행을 넘어선 경제 구조의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