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포기하나?

132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영에 집중, 신당 창당 신중하고 싶다”
트럼프 후계자 밴스 부통령과 관계 악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통과에 반발해 정당 창당을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가 창당 계획을 접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정당 창당을 지지해 온 사람들에게 “회사 경영에 집중하고 싶으며, 공화당 유권자를 빼앗을 수 있는 제3당을 창당해 공화당 유력 인사들을 소외시키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달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양대 정당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아메리카당(가칭)’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정당 창당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머스크 CEO 역시 2028년 대통령 선거에 밴스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재정 지원에 나설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머스크와 측근들은 정당 창당을 지지하거나 창당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력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사업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정당 창당 추진 전문가들과의 통화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관계 회복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을 두고 머스크 CEO가 공개적인 비난을 하며 사이가 틀어졌지만, 최근 화해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스크와 그의 기업들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메시지를 보냈고, 머스크 CEO 역시 공화당 비판을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주요 계약을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로켓 발사 관련 규제 완화 행정명령은 머스크의 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머스크 CEO가 직접 신당을 창당할 경우 공화당 표심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는 창당 추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다. 대신 그는 공화당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2028년 대선을 포함한 장기적 정치 구도에서 후원자이자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