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칼럼] 쇠락한 교외 쇼핑몰, 재개발의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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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밀 타운 센터

시카고 교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였던 골프 밀 쇼핑센터(Golf Mill Shopping Center)가 골프 밀 타운 센터(Golf Mill Town Center)로의 대대적인 변신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쇠락의 길을 걸으며 ‘데드 몰(Dead Mall)’의 전형으로 불렸던 이곳은 이제 새로운 주거와 상업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 8월 현재, 재개발은 순조로운 진행과 예상치 못한 난관 사이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나일스(Niles) 자치구가 10여 년 전부터 구상해 온 이번 재개발 프로젝트는 단순한 쇼핑몰 리모델링을 넘어섭니다. 4억 4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 계획은 100만 제곱피트가 넘는 부지에 70%의 상업 및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30%의 고급 주거 공간을 결합한 복합 커뮤니티를 목표로 합니다. 보행자 전용 거리와 야외 공원, 그리고 앞으로 추가될 호텔 및 사무실 공간까지 포함한 이 단지는 차량 중심의 교외 몰이 아닌 사람 중심의 활기찬 지역 거점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입니다.

지난 2024년 6월, 나일스 자치구 의회는 이 야심찬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고, 개발사인 스털링 오거니제이션(Sterling Organization)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픈하우스를 열어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최근 프로젝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습니다. 5월경, 당초 재개발을 주도했던 스털링 오거니제이션이 골프 밀 타운 센터 부지 전체를 매물로 내놓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는 고금리와 건축 자재비 상승 등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 개발사가 직접 건설 부담을 덜기 위해 개발권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개발권 매각이 흔한 일이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옵니다. 새로운 투자사나 시행사가 등장할 경우 기존 계획이 축소되거나 전면 수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5년으로 예정됐던 철거 작업이 8월 현재까지 시작되지 않은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나일스 자치구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일스 시장은 개발사의 매각 시도가 재개발 합의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며, 프로젝트의 장기적 비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재개발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철거 작업은 예정대로 9월에 시작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이는 자치구가 프로젝트 성공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골프 밀 쇼핑센터는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입니다. 전체 공간의 40% 이상이 공실이며, 백화점 자리에는 레저용 골프 시뮬레이터나 무술 도장 등 비전형적인 업체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한때 수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던 공간은 이제 재개발의 첫 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골프 밀의 재개발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을 넘어, 차량 중심의 교외 문화가 쇠퇴하는 시대에 지속 가능한 복합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개발 주체의 변동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 속에서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유토피아 부동산
조아해(steven cho) 부동산 전문가
847-877-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