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카고 전쟁 선포’?…“전쟁 아니라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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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chicago

시카고 정치권 거센 반발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심각한 범죄 문제와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해 ‘전쟁부(Department of War)’를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SNS 게시물을 올리며, 도시 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6일 멕시코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열린 일리노이주 필센 지역에서 현지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1979년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을 패러디한 밈(meme)을 게시하며 “아침에 떠오르는 추방의 냄새가 좋다… 시카고에 ‘전쟁부’가 왜 필요한지 곧 알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시카고 내 범죄와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방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예고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NBC 뉴스의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정화하는 것”이라며 “매주 5명씩 살해당하는 상황을 그냥 둘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상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강력한 조치가 시카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언급된 ‘전쟁부’는 최근 행정명령으로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별칭으로 승인된 명칭이다. 게시물에는 시카고 스카이라인과 함께 헬리콥터, 연기, 불꽃 등이 묘사되어 강력한 단속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한편,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을 “독재자를 꿈꾸는 자”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결코 농담도,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며 “일리노이는 이런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시장 브랜든 존슨을 비롯한 일리노이 주 민주당 지도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조치를 강하게 규탄하며 시민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카고에서는 지난 6일, 미시간 애비뉴 일대에 수천 명이 모여 연방군 투입과 대대적인 ICE(이민세관단속국) 단속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시카고 근교의 해군기지(Naval Station Great Lakes)를 기반으로 연방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군(National Guard)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 명령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과거 캘리포니아에서 이민 단속과 관련해 국군 투입이 법원에 의해 ‘포세 코미타투스법(Posse Comitatus Act)’ 위반으로 판결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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