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대신 연대로” 시카고서 연방 단속에 시민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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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 블리츠’에 종교·이민 단체 공동 대응
ICE “중범죄자 겨냥한 작전, 주민 안전 위한 조치”

시카고 도심에서 연방정부의 이민 단속 작전인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민자 권리 단체, 종교계, 지역 커뮤니티 구성원 등 약 200명의 시위대가 9일 저녁 다운타운 콩그레스 플라자 가든에서 집회를 연 후 미시간 애비뉴 일대를 행진하며 단속 작전에 항의했다.

이날 시위는 ‘트럼프 의제 반대 연합(Coalition Against the Trump Agenda)’과 ‘일리노이 이민자·난민 권리 연합(ICIRR)’이 주도했으며,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네트워크 등 다양한 시민 단체가 참여했다. 시위대는 “총과 수갑이 아닌 연대와 복지로 대응하자”며 평화로운 시위를 강조했다.

이번 단속 작전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이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의 로운데일 지역에서 수행한 작전으로, 연방 당국은 남미 갱단 ‘트렌 데 아라구아(Tren de Aragua)’와 연루된 혐의를 받는 남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이 불법 총기 거래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가정폭력, 살인, 아동 성범죄 등 중범죄 전력이 있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ATF 측은 “이번 단속은 15개 기관이 협력한 총기 밀매 수사에서 출발했다”며, 검거 대상자 중 일부는 잠입 수사관에게 무기 수차례를 판매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토안보부는 “이번 작전은 일리노이에서 불법 체류자에게 살해당한 여성 케이티 아브라함을 기리기 위한 조치“라며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는 이번 작전이 이민자 전체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위험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ICE 차량이 주택가를 순찰하고 있다는 신고가 이어졌고,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종교 지도자들도 “시카고는 점령 대상이 아니다”라며 “시민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함께 나설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역 단체들과의 면담에서 “작전이 불러올 공포는 현실적이며,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 정책은 무력이 아닌 투자로 풀어야 한다”며 교육, 주거, 복지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이번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은 앞으로 30일간 시카고 일대에서 추가 단속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ICE와 ATF는 약 100대의 차량과 다수의 요원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역사회 내에서는 추후 벌어질 수 있는 검거 작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도 시위와 권리 교육, 커뮤니티 보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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