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운동으로도 암세포 성장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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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최근 발표된 운동의학 연구보고서 결과
▶ “근육서 특정물질 분비 유방암 세포 억제 인터벌 트레이닝과 고강도 운동이 효과”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특정 물질이 분비되어 유방암 세포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최근 발표된 중요한 연구가 밝히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이 연구에는 유방암을 이겨낸 여성 32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단 한 번 수행한 뒤, 혈액 속 특정 분자들의 농도가 증가했고, 이 요소들이 실험실에서 배양된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호주 퍼스 에디스 코완 대학교 운동의학연구소의 부소장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 저자인 로버트 뉴턴 교수는 “우리 연구는 운동이 암의 생물학적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쳐 강력한 분자 신호를 통해 종양 성장을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은 운동이 암 발병 위험뿐 아니라 생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더한다. 과거 연구에서는 운동이 일부 암 생존자들의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그 메커니즘을 설명하며, 운동이 근육과 세포 내부 작용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추가 연구는 여전히 필요하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 형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단 한 번의 운동만으로도 건강에 강력한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 운동은 암 재발을 막는다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운동-종양학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시카 스콧은 “대규모 관찰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은 유방암 생존자들은 재발률이 낮고 생존율도 높다”고 말했다. 그녀는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연구·실행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여러 암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6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생존자들이 지도하에 빠른 걷기와 고강도 운동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운동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3년 후 재발률이 37% 낮았다. 이는 일부 예방 약물보다도 더 나은 결과였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떻게 암 재발을 막는가? 과학자들은 근육이 수축할 때 ‘마이오카인(myokine)’이라 불리는 호르몬과 생화학 물질이 혈액으로 방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마이오카인들이 암을 억제한다고 오래 전부터 추측해왔다. 실제로 과거 쥐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운동 후 채혈한 혈액을 살아 있는 암세포에 주입했을 때 암 성장이 억제되거나 사멸하는 현상이 확인된 바 있다.

■ 어떤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가

다만 이전 연구들은 대부분 암 생존자를 포함하지 않았다. 뉴턴은 “유방암 생존자는 질병 자체와 화학요법·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건강인과는 전혀 다른 생리학적 특성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암 생존자에게 운동이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 뉴턴과 동료 연구진은 유방암 치료를 마친 여성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현재 운동을 하고 있지 않았으나 의학적으로는 운동이 허용된 상태였다. 연구진은 우선 참가자들의 혈액을 채취한 뒤, 절반의 여성에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시켰다. 참가자들은 러닝머신, 자전거, 로잉머신 중 선택해 30초간 강하게 운동한 뒤 30초간 휴식하는 사이클을 7회 반복했다.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포함해 약 45분간 진행되었고, 강도는 본인 체감으로 10점 만점 중 7~8 수준이었다.

나머지 여성들은 동일한 시간 동안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운동 직후와 30분 뒤에 다시 채혈했다. 이후 운동 전·후 혈장에서 추출한 혈액을 각각 배양 중인 인간 유방암 세포에 투입했다.

■ 인터벌 트레이닝이 암세포 성장 억제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후 채취한 혈장에서 암세포는 성장을 멈추거나 상당수가 사멸했다. 반면 운동 전 혈액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특히 인터벌 트레이닝 후의 혈액이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 추가 검사 결과, 이 혈액에는 IL-6이라는 단백질을 포함한 특정 마이오카인의 농도가 가장 높았다. IL-6는 면역 반응과 염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혈액 속 IL-6 수치가 높을수록 암세포 성장이 더 강하게 억제되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IL-6를 가장 크게 증가시켰다.

뉴턴은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근육에서 발생하는 항암 신호를 포함한 복합적 생물학 반응을 조율한다”라고 말했다.

■ 고강도 운동의 이점

이번 연구의 함의는 광범위하다. “이 결과는 우리 대장암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의 운동·암학 교수이자 대장암 연구를 이끈 캐리 쿠르니아는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운동 강도와 항암 효과의 상관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질문은 남아 있다. 모든 형태의 운동이 암 억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뉴턴과 다른 연구자들은 회의적이다. 이번 연구에서 적용된 운동은 의도적으로 고강도였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운동 자극이 강할수록 항암 마이오카인의 분비가 더 커졌다”라고 뉴턴은 설명했다. 즉, 가벼운 산책이나 저강도 활동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쿠르니아는 “가벼운 운동도 어느 정도 생물학적 효과는 있겠지만, 이번 연구에서 입증된 고강도 운동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는 인터벌 트레이닝보다 약했지만, 뉴턴은 근력 운동 역시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저항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늘어난 암 환자는 순환 마이오카인의 상승 효과를 더 크게 경험한다. 근육이 많을수록 더 많은 마이오카인이 분비된다.”

물론 암과 그 치료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다. 그렇다면 암 생존자들이 과연 고강도 운동을 감당할 수 있을까? 뉴턴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참가자들은 운동을 잘 소화해냈다”라고 말했다.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스콧 역시 동의한다. “우리 연구팀을 비롯해 여러 연구에서, 암 생존자들을 위해 맞춤형으로 설계된 점진적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