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주식 역대 최대치 ‘깜짝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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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business

10억 달러 규모 테슬라 자사주 매입
주가 8개월 만에 최고치… 400달러 회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약 5년 만에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 시장이 크게 반응했다.

미국 CNBC와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2일 장내 매수를 통해 테슬라 주식 257만 주를 사들였으며, 총 매입 금액은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머스크가 2020년 2월 약 1천만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입한 이후 5년 7개월 만의 공개 매수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개인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머스크의 주식 매입 소식이 15일 알려지자,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7% 넘게 상승하며 425달러를 돌파했다가 다소 하락해, 최종적으로 전일 대비 3.62% 오른 410.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테슬라가 40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이기도 하다.

주가 상승 후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주가 차트를 공유하며 “예언대로 테슬라 주가가 420달러가 됐다”는 글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이번 주식 매입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이를 단순한 투자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투자사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이번 결정은 테슬라의 미래 기술, 특히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도 신뢰를 주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최근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상용화 가능성도 머스크의 투자 배경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테슬라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식 매입이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제안한 대규모 성과 보상안과도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 안건은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으로, 향후 10년간 단계별 목표 달성에 따라 머스크에게 총 1조 달러에 달하는 보상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목표는 테슬라 시가총액을 8조5천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3천억 달러 수준이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더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왔다. 그는 과거 “테슬라 내에서 AI 및 로봇 사업을 계속하려면 최소 25%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회사 밖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머스크는 약 13%의 테슬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매입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일부 의혹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의 주식 매입이 공식 발표되기 전, 테슬라 옵션 시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단기 콜옵션 매수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2주 내 만료되는 옵션 거래가 몰리면서, 이후 머스크의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옵션 가격이 하루 만에 10배 이상 폭등했다.

이에 대해 일렉트렉은 “일부 거래가 사전에 정보를 알고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시장 감시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테슬라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향후 12개월간 예상되는 수익 대비 약 186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S&P 500 지수 평균치인 23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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