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 연내 미국 FDA 승인 가능성
알약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꿈의 다이어트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개발 중인 먹는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이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FDA가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해 1~2개월 내 결과가 나오는 ‘빠른 심사 절차’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심사 기간이 최대 10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승인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절차는 공공 보건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약에 한해 적용된다.
이 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효과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의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에는 한국, 미국, 중국 등 9개 나라에서 비만(BMI 30 이상) 성인 3,12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72주 동안 하루 한 번 오르포글리프론을 복용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용량(36mg)을 복용한 사람 가운데 약 18%는 체중의 20% 이상을 줄였고, 절반 이상은 10%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몸무게 감소 외에도 허리둘레, 혈압,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등 주요 건강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은 메스꺼움이나 속쓰림 같은 가벼운 부작용을 호소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으로, 식욕을 줄이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흉내내는 방식이다. 기존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들(위고비, 젭바운드 등)과 비슷한 계열이지만, 알약이라는 점에서 복용이 훨씬 간편하다.
전문가들은 이 약이 FDA의 빠른 심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빠르면 향후 1~2개월 안에 승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면 수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오르포글리프론이 시장에 조기 출시될 경우, 일라이 릴리가 약 1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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