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전쟁 7개 끝냈다… 유엔은 뭐했나”

56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57분동안 연설을 했다. 연합

제80차 유엔총회 연설서 유엔 역할 비판
▶”불법 입국자는 감옥행… 출신국보다 더 멀리 추방” 경고
▶기후변화 문제는 ‘최대의 사기극‘ 주장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역할과 기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7개의 세계 분쟁을 해결했다고 자평하며, 유엔은 분쟁 종식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이나 총리도, 어떤 다른 국가도 그런 일을 해낸 적이 없다”며 “나는 불과 7개월 만에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모든 사례에서 유엔은 도움을 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7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이들 국가 지도자들과 협상했지만, 유엔으로부터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출신국보다 더 멀리 추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유엔이 불법 이민자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서방 국가들의 국경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일축하며, 탄소 감축을 위한 녹색 에너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서, 전쟁 종식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는 것은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현재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지만, 이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실제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 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고 여러 유엔 산하 기관에서 탈퇴한 배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 연단에 선 자리였으며, 5년 만에 유엔 총회에서 발언했다. 약 57분간 진행되며 일반적인 15분 연설 시간을 훌쩍 넘겼다. 연설 도중 텔레프롬터가 고장 나면서 지체되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는 이를 유머로 넘기며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한편,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를 통한 냉전 종식 구상을 밝히며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교류 협력 확대, 미·북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