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고숙련 우선 선발’ H-1B 비자 제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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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레지던트는 수수료 면제
기존 무작위 추첨 대신 ‘가중치 추첨제’ 도입
숙련도 및 임금 수준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이번 개편은 기존의 무작위 추첨 방식에서 벗어나 ‘숙련도 기반 선발제’를 도입해, 고임금·고숙련 근로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국토안보부(DHS)는 H-1B 비자 신청자가 많을 경우, 임금 수준에 따라 추첨 확률을 차등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원자는 숙련도에 따라 네 가지 등급(Level 1~4)으로 분류되며, 가장 높은 수준인 Level 4에 해당하는 지원자는 네 번의 추첨 기회를 부여받고, 가장 낮은 수준인 Level 1은 한 번만 추첨에 포함된다. 이를 통해 고용주들이 고임금 또는 고숙련 근로자를 우선 선발하도록 유도하고, 저임금·저숙련 인력을 선호하는 기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백악관은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기존보다 100배 높은 10만 달러로 책정했으나, 의사와 의대 레지던트는 예외적으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와 의대 레지던트에게는 수수료 면제 조치가 적용되며, 이는 농촌 지역과 의료 기관에서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개편안에 대한 법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 등 H-1B 비자를 많이 신청하는 지역에서는 해당 정책이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현재 H-1B 비자의 연간 발급 한도는 6만 5천 건이며, 고등학위 소지자에게는 추가로 2만 건이 발급된다. 최근 몇 년간 H-1B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추첨 방식에 의존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2024년 H-1B 신청 승인은 약 40만 건에 달했으며, 이 중 약 65%는 갱신 신청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편이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선발을 촉진하고, 미국 내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의 남용을 막는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통해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9월 25일 연방 관보에 공식 게재되며, 30일 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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