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급감에 일리노이 대학들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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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선타임스

트럼프 행정부 ‘유학생 감축 정책’ 여파
대학, 임원 급여 삭감·교수 임용 지연 등 긴축
한인상권·지역경제까지 여파

올가을 새 학기를 맞은 일리노이 주요 대학에서 유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학생 비율을 낮추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학 재정과 연구 환경, 지역사회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WBEZ 보도에 따르면 드폴(DePaul)대, 일리노이대 시카고(UIC),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 등에서 특히 대학원 유학생 등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드폴대는 전년 대비 약 750명의 유학생이 줄었고, 신규 대학원 유학생은 62% 급감했다. 드폴대 로버트 마누엘 총장은 “연방 지원 축소, 비자 발급 지연, 학문적 자유 위축이 겹치며 재정 압박이 커졌다”며 “임원 급여 삭감, 채용 동결, 교수 임용 지연 등 긴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립대도 흐름은 같다. 일리노이대 시카고는 전체 유학생이 4.9% 감소했고, 하락의 대부분이 대학원에서 발생했다. 반면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은 대학원 유학생이 줄었지만 학부 유학생이 소폭 늘면서, 올가을 전체 유학생 수는 1만3,26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재학생의 약 22%가 유학생이며, 중국·인도·한국 출신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요컨대, 대학원은 줄고 학부는 일부 캠퍼스에서 증가해 전체 감소 폭을 일부 상쇄한 양상이다.

이번 유학생 감소는 단순한 수치 변동을 넘어 대학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주 재정 지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높은 유학생 비중은 대학 운영의 핵심 수입원이다. 예를 들어 UIUC 공학계열의 유학생은 등록금·기숙사비·수수료 등으로 연간 약 7만 달러를 부담하지만, 같은 전공의 일리노이 거주 학생은 약 4만2,000달러 수준이다.

전국적인 상황도 비슷하다. 국제교육단체 NAFSA는 올해 신규 유학생 수가 최대 4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른 대학 수입 손실액은 약 70억 달러, 일자리 손실은 6만 건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4년 3월부터 2025년 3월 사이 미국 내 전체 유학생 수가 약 11.3%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일리노이뿐 아니라 전국 대학의 재정 구조와 운영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유학생들은 일반적으로 내국 학생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유학생 수 감소는 학교의 재정 안정성과 연구 프로그램 유지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유학생 급감은 대학뿐 아니라 한인사회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치고 있다. 한인 유학생이 줄면서 교회, 식당, 마트 등 지역 상권의 소비가 감소하고, 유학원과 렌트하우스 운영업체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대학가의 한인 학생회와 동문 모임, 장학사업, 문화행사 등도 참여 인원 감소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유학생은 지역 경제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라며 “이 같은 감소세가 장기화될 경우 대학 재정뿐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의 활력과 국제적 네트워크도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유학 준비생들은 미국 대신 캐나다·호주·영국 등으로 진학 방향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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