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밀 vs 잡곡빵, 어느 쪽이 더 건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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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빵 선택법

통밀과 잡곡빵, 어느 쪽이 몸에 더 좋을까? 겉보기엔 둘 다 건강해 보이지만, 영양학적으로는 통밀빵이 더 우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핵심은 ‘모든 곡물이 전곡(whole grain)으로 만들어졌는가’에 달려 있다.

통밀빵은 밀의 겉껍질(bran), 배유(endosperm), 싹(germ)을 포함한 ‘전체 밀 낟알’을 사용하기 때문에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하다. 반면 잡곡빵(multigrain)은 여러 곡물을 섞었다고 해도, 그 곡물이 전곡이 아닐 경우 실제 영양 가치는 정제 밀가루빵과 큰 차이가 없다.

크리스틴 로렌츠 영양사는 “100% 통밀빵은 밀 알갱이 전체를 사용해 만들어진다”며 “통곡물에는 비타민 B군,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아 혈당 조절과 소화,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양학자 제이미 목은 “통곡물 섭취는 심장병, 제2형 당뇨병, 특정 암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잡곡빵은 귀리, 보리, 기장, 아마씨,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 다양한 곡물과 씨앗을 섞어 만든다. 그러나 로렌츠는 “‘잡곡’이라는 이름이 곧 ‘전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정제된 밀가루에 극소량의 곡물이나 씨앗을 섞은 경우가 많아 실제 영양적 차이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씨앗이 많이 들어간 잡곡빵은 식물성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을 약간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씨앗의 양이 적으면 그 효과도 크지 않다.

또한 시중의 일부 잡곡빵은 겉면에 곡물이 붙어 있어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제 밀가루(enriched wheat flour)’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섬유질과 미량영양소가 제거되며, 일부 비타민만 인위적으로 보충된다.

전문가들은 빵을 고를 때 ‘100% 통곡물(whole grain)’ 혹은 ‘100% 통밀(whole wheat)’ 문구가 성분표 첫 번째에 있는 제품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한 조각당 섬유질 3g 이상, 첨가당 3g 미만, 나트륨 140mg 이하가 바람직한 기준이다.

또한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 맥아시럽(malt syrup), 당밀(molasses) 등이 상위 성분으로 적혀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여러 곡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잡곡빵(multigrain)이라는 이름보다 100% 통곡물(whole grain)이라는 표기가 붙은 빵이 더 건강한 선택이다”이라고 조언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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