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바꿈·무리한 의전 요구
▶ 서구 정보동맹도 ‘흔들’
▶ 애인 만나며 관용기 이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충성파로 꼽히는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말 바꿈과 오해를 부르는 언행 등으로 서방 정보 동맹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구설에 오른 장본인은 캐시 파텔(45) FBI 국장이다.
그는 FBI 내에서 ‘트럼프 충성파 중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연방 법무부 소속 공판검사 출신인 그는 공화당 의원 보좌관을 거치면서 트럼프의 눈에 띄기 시작해 이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담당 선임국장에 발탁되고, 국가정보국(DNI)의 수석 부국장과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했던 요원들을 해임하고 그의 정적 수사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텔 국장은 지난 8월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FBI 사무소 개소식에서 “중국공산당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관련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반발했다.
NYT는 파텔 국장이 영국의 국내정보기관인 보안국(MI5)에 저지른 결례도 소개했다. 파텔 국장이 FBI의 예산 삭감 방침에 따라 런던 주재 요원을 재배치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요원 유임을 요구하는 MI5 측에 긍정적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5월 영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미리 정해진 공항이 아닌 호텔과 가까운 공항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었다. 또한 무장 경호를 요구해 영국 측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당시 파텔 국장은 영국 총기 규제 기준상 무장 경호를 받을 수 있는 예외 대상이 아니었다.
파텔 국장이 모자와 후드티 차림으로 비공식 모임에 참석한 사실도 구설에 올랐다. NYT는 “파텔 국장은 정장을 입지 않고 공식 행사에 자주 참석했는데 이는 FBI의 전통을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파텔에 관한 논란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주요 5개국 정보공유 협의체인 ‘파이브 아이즈’의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동맹국끼리 민감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공유하려면 상호 신뢰가 필수적인데 그의 돌출 언행이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익명의 전직 미 당국자와 동맹국 관계자를 인용해 “파텔의 경험 부족, 고위 인사 경질 등은 파이브 아이즈 사이에서 FBI가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한편 파텔 국장은 지난달 25일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려고 FBI의 공용 제트기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법무부에 등록된 이 항공기는 버지니아주 공항을 떠나 펜실베이니아주 스테이트 칼리지를 거쳐 테네시주 내슈빌로 간 것으로 추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