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달걀, 언제까지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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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나도 OK?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진짜 기준

냉장고를 열어보면 달걀 상자에 적힌 ‘Best By’ 날짜가 이미 지난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그 달걀을 버리지만,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냉장 상태가 유지됐다면 대부분의 달걀은 표시된 날짜가 지나도 1~2주 정도는 더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달걀은 냉장 보관 시 3~5주 동안 신선도를 유지하며, 그 이후에도 일정한 온도가 유지된다면 섭취해도 무방하다. 냉장고 문 쪽보다는 내부의 선반처럼 온도가 일정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식품공학 전문가 재커리 카트라이트는 “달걀은 뾰족한 쪽이 아래로 향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두면 내부의 공기층이 위로 유지돼 수분 손실이 줄고, 노른자가 중앙에 머물러 신선함이 오래간다. 달걀을 원래 종이팩에 그대로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음식 냄새가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달걀을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미국에서는 판매 전 세척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달걀 껍질의 천연 보호막이 제거돼 세균 침입에 더 취약해진다. 반면 유럽이나 일부 국가는 세척하지 않기 때문에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한 번 냉장 보관한 달걀은 계속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상온에 오래 두면 껍질에 이슬이 맺혀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껍질째로는 어렵지만, 달걀을 깨서 섞은 뒤 냉동하면 최대 1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 흰자는 그대로 얼려도 되지만, 노른자는 소금이나 설탕을 약간 섞어야 해동 후에도 질감이 유지된다. 스크램블드에그나 에그바이트 같은 조리된 달걀 요리는 냉동 보관 시 2~3개월까지 안전하다.

달걀의 신선도는 집에서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컵이나 그릇에 찬물을 채운 뒤 달걀을 넣어보면 된다. 바닥에 가라앉아 옆으로 눕는 달걀은 신선하고, 세워지는 달걀은 오래됐지만 섭취가 가능하다. 반면 물 위로 떠오르면 상한 달걀이므로 폐기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달걀 내부에 공기가 차올라 더 잘 뜨게 된다. 달걀을 깼을 때 황 냄새가 나거나 노른자나 흰자에 초록빛, 무지갯빛이 보이면 이미 변질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걀 상자에 적힌 ‘Best By’ 날짜는 안전성의 마감선이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냉장 상태가 유지됐다면 유통기한이 조금 지나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다만 오래될수록 흰자는 묽어지고 노른자의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리하자면 냉장 달걀은 3~5주, 보관을 잘 하면 최대 6~7주까지 먹을 수 있다. 삶은 달걀은 껍질째 보관할 경우 약 일주일, 냉동 달걀은 최대 1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신선도를 확인할 때는 물 테스트, 냄새, 색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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