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지역, 인신매매 ‘핵심 허브’ 역할에 우려
▶SNS·게임·데이팅 앱 통해 청소년 노려
▶플로리다–애틀랜타-샬럿 거쳐 뉴욕으로 이동… 조직적 구조
미국 내 미성년자를 겨냥한 인신매매가 빠르게 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피해 신고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며, 10대를 노린 범죄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셔널 인신매매 핫라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는 미국 내에서도 인신매매 발생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2024년 한 해에만 301건의 사건에서 580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확인됐다. 성매매 145건, 노동착취 73건, 그리고 성매매와 노동착취가 동시에 38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샬럿이 단순히 피해가 많은 도시를 넘어, 인신매매 조직의 주요 이동 경로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한다. 주 전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망, 농업 분야의 값싼 노동력 수요, 지역 갱단의 활발한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도시 전체가 사실상 ‘중간 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특수조사그룹’의 토비 브라운 설립자는 “남플로리다에서 출발한 조직이 애틀랜타와 샬럿을 거쳐 뉴욕·휴스턴 같은 대도시로 피해자를 이동시키는 구조가 이미 확립돼 있다”며 “샬럿이 조직적 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샬럿 내부에서도 인신매매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블러즈 등 주요 갱단이 지역 네트워크를 장악해 피해자를 숨기거나 이동시키는 데 능숙해, 수사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피해자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샬럿 메트로 인신매매 태스크포스’는 2024년 보고된 지역 인신매매 사건의 거의 절반이 만 15세 이하 아동 피해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아동 인신매매 신고는 76%나 증가했다.
범죄자들이 온라인 공간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SNS, 온라인 게임, 데이팅 앱 등을 통해 청소년에게 접근한 뒤 일명 ‘디지털 그루밍’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오프라인 만남을 유도한다.
‘프레즌트 에이지 미니스트리’의 한나 애로우드 대표는 “가해자들이 실제 또래 친구나 연인으로 가장해 서서히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위험을 인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4년 샬럿에서 공식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아동 피해자는 106명이었지만,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급증하는 사건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인력과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미국특수조사그룹 브라운 설립자는 “아이를 노리는 사람은 멀리 있는 범죄자가 아니라 주변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인물일 수 있다”며 “학교 친구, 연인, 이웃 등 예상치 못한 사람이 위험이 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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