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협상 끌며 공습 계속…우크라 부상·정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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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러시아 공습으로 부서진 도네츠크주 슬로비안스크 건물_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 외무 “푸틴, 전 세계 시간 낭비 그만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종전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밤사이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두 발과 드론 138대로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습, 여러 명이 다치고 정전이 속출했다.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는 이날 새벽 드론 공격으로 행정부 청사와 고층 아파트, 차량 등이 부서지면서 여러 명이 다쳤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아파트에서 고립됐다 구조된 2명을 포함해 6명이 다쳤고 어린이 6명을 비롯한 33명이 심리적 충격을 받아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데사의 에너지 시설도 공습받아 5만1천800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DTEK가 전했다.

전방 도시 헤르손에서도 잇단 러시아 공습에 발전소 가동이 중단돼 4만500가구에 겨울철 난방이 끊겼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시민에게 난방을 제공하는 100% 민간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발전소 시설과 장비가 손상됐다”며 “또다시 테러리스트가 민간인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저녁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크리비리흐가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아 고층 건물 여러 동과 민가 약 20채, 학교, 상점 등이 부서졌다고 올렉산드르 빌쿨 시장이 전했다.

하르키우주 여러 도시와 마을도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받으면서 주거용 건물과 휴게시설, 창고 등에 화재가 발생하고 62세 여성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전방 도네츠크주에서 6만 가구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1천600가구가 이날 오전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종전 중재에 나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각각 협의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4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종전안을 논의한다.

지난 2일 미·러 협상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문제 등 핵심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은 러시아에 종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전날 푸틴 대통령을 향해 “전 세계의 시간을 그만 낭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는 스스로 시작한 유혈사태를 끝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푸틴은 또 다시 전 세계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고 이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점령 속도를 올리면서 러시아가 협상에서 점점 유리한 입지에 올랐다고 주장한다. 전날에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협상의 진전과 성격은 최근 몇 주간 전장에서 러시아군의 성공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지난 2일 러시아와 회동은 “상당히 좋았다”면서도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 탱고는 둘이 춰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